동물권행동 카라가 2021년 폐쇄된 파주시의 ‘식용개’ 경매장과 경기도 내 개 도살장 4개소에 대한 실태 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경매장 잠입 조사 및 경매 전표를 입수해 분석하고,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 129마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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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식용 경매장·도살장 실태보고서 표지 |
지난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식용개’ 경매장의 전표 자료에는 ‘식용개’를 거래한 내역이 담겨 있다. 이를 전표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참여한 경매 회원 구매자는 198명, 판매자는 266명, 개 구매와 판매를 동시에 진행한 회원은 59명으로 집계됐다.
구매자는 개를 도살해 사철탕집, 건강원 등으로 납품하는 개농장주(혹은 도살장도 겸업하는 자)로, 판매자는 개농장을 운영하는 자로 추정된다.
거래 규모를 보면 구매 총액은 약 7억5000만원, 판매 총액은 약 7억3000만원으로 파악되며 건당 100만원 이상, 마리당 약 18만6000원으로 산정된다.
경매장의 수수료는 거래 건당 6%로 확인되는데, 같은 기간 경매장 소득은 총 8948만5560원으로 월 3000만원 이상 소득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경매장의 판매·구매 행위 모두 현금 거래인 만큼 경매장이 제대로 소득 신고를 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거래 종을 분석한 결과, 지육을 최대한 많이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른바 ‘맹견’으로 분류되는 ‘도사 또는 도사 혼종’을 일컫는 ‘누렁이’가 구매 총수 4057마리 가운데 1408마리, 판매 총수 4012마리 가운데 1415마리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이어 ‘진도 혹은 그 혼종’을 일컫는 백구·황구·검둥이·황검둥 등이 그다음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을 합치면 누렁이보다 더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구조된 개들 129마리의 90% 이상이 영양실조, 탈수, 중증 피부 결손을 포함한 각종 질환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고, 구조된 개들의 평균 연령은 2세이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개체가 1/4 이상이었다.
구조된 개들의 98.4%는 10㎏ 이상 중·대형견이며 이 가운데 6마리가 50㎏이 넘는 도사견, 그레이트데인이다. 진도뿐만 아니라 리트리버, 시베리안허스키, 웰시코기 등 이른바 품종견도 포함돼 있었다.
카라는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복지의 심각한 훼손과 오염된 환경, 부패한 음식물쓰레기 동물 급여와 전염병 등 방역 체계 와해의 원인으로 개식용 산업과 이를 묵인해 온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카라 전진경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시민이 먹는 ‘개고기’가 어떻게 유통돼 식탁에 오르는 지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묵인하는 사이 수많은 개가 심각한 고통 속에 죽어가는 한편, 누군가는 불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밝히고자 노력했다”면서 “이를 통해 발의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가 빠르게 통과시키고, 정부는 개식용 산업 조기 종식의 당위성을 속히 받아들여 과감한 행정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엔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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