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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농인 딸의 시선을 통해 비추는 삶과 소통의 본질 - 불완전한 소통에서 비롯된 단절과 화해의 가능성 탐구
  • 기사등록 2025-10-02 10: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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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창작소 공간이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가족의 상실과 갈등을 통해 인간 관계 속 소통의 본질을 묻는 무대다.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콘셉트/사진=공연창작소 공간 제공

작품은 아내의 죽음을 마주한 한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외로움에 갇힌 아버지 경수, 끝내 자신과 화해하지 못한 아내 희진,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과 고통을 겪는 농인(聾人) 딸 유림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견뎌낸다. 세 인물은 죽음과 이별을 거쳐 결국 소통의 순간에 다가선다.

 

연극은 장애 자체를 문제로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불완전한 소통으로부터 비롯되는 단절과 폭력성은 인간 관계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음을 드러내며, 관객에게 가족과 소통의 의미를 다시금 질문한다.

 

이번 무대는 농인과 청인이 함께 창작하는 환경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농인예술감독(DASL) 개념을 차용해 ‘농예술팀장제’를 도입하고 실제 농인 스태프의 창작 접근성을 강화했다. 또한 농인 영상감독이 참여한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무대 밖에서도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이어갔다.

 

극본은 송한울이 맡고, 각색과 연출은 박경식이 담당한다. 박경식 연출은 2022년 세종문화회관 기획 공연 수어 연극 ‘사라지는 사람들’, 2024년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대표작 ‘소년 간첩’ 등을 통해 전쟁과 장애 등 동시대적 주제를 무대 위에 올려왔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슬픔을 기억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출연진 또한 주목할 만하다. 배우 박호산이 아버지 경수 역을 맡아 고독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배우 이지현은 가족 사이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희진을 연기한다. 농인 배우 이소별은 딸 유림 역을 맡아 가족 간의 소통을 수어와 몸짓으로 생생하게 표현한다. 이 밖에도 엄태라와 농인 배우 방대한이 등장해 기억 속 또 다른 자아를 형상화한다.

 

연극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경제엔미디어=장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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