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영 기자
서울 도심 속 왕릉에서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는 5월부터 10월까지 정릉, 태강릉, 선정릉, 의릉, 헌인릉 등 서울 시내 8개 조선왕릉에서 탐미형 문화행사 ‘조선왕릉대탐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조선의 왕들이 걸어간 길에서 조선왕릉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기획 의도로 삼아, 왕릉의 제례·역사·정신·건축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조명하고 다양한 세대와 국적이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먼저 5월 정릉에서는 ‘왕후의 품격’(5.28~29)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조선 왕실의 기품을 주제로 전통 장신구인 노리개를 직접 만들어보고, 민화를 그려보며 조선의 미학을 체험할 수 있다.
6월 태강릉에서는 ‘왕후의 리더십’(6.11)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문정왕후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다문화가정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에게 소통과 자기 돌봄을 주제로 한 강의와 명상을 제공하며, 일상 속 문제 해결력과 자기 표현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9월에는 의릉, 정릉, 태강릉 등에서 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의릉에서는 국내외 대학생이 참여하는 퀴즈 대회 ‘조선왕릉골든벨’(9.14, 9.20)이 열려, 참가자들은 조선시대 과거시험 형식으로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같은 달 선정릉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 ‘조선왕릉탐험대’(9.27~28)가 운영된다. 향약을 주제로 한 게임을 통해 조선의 공동체 정신과 왕릉의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또한, 9과 10월에는 태강릉에서 관람객이 QR코드를 활용해 성우의 해설을 들으며 왕릉을 자유롭게 산책하는 ‘왕릉산책’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특히 10월 25일에는 퀴즈를 풀며 산책을 즐기는 특별 회차도 마련될 예정이다.
10월에는 의릉과 헌인릉에서 더욱 이색적인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의릉에서는 이산가족의 날을 맞아 ‘의릉 토크콘서트’(10.4)가 열린다. 이 행사는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구 중앙정보부 강당’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조선과 현대의 서사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시간을 제공한다.
헌인릉에서는 창작 뮤지컬 ‘드오: 태종을 부르다’(10.11)가 상연된다. 태종의 리더십과 고뇌를 그린 이 작품은 제례 의식 중 하나인 ‘축문 낭독’을 소재로 구성됐으며, 공연 후에는 해설사와 함께 왕릉을 탐방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사전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예약은 5월 21일 오전 11시부터 5월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세부 일정과 예약 방법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조선왕릉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고,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제엔미디어=장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