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기자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3상에서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 축적 관련 지표를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중국 임상 3상은 엔블로정의 첫 해외 임상으로, 대웅제약은 해당 시험에서 성공적인 탑라인(top-line) 결과를 확보하고 현재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NDA)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혈당 강하 효과를 넘어 인슐린 대사 효율성까지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2025 미국비만학회에서 엔블로 중국 3상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 대웅제약 임상연구진. (왼쪽부터) 나재진 임상의학센터장, 박찬호 임상연구원/사진=대웅제약 제공
임상시험은 총 340명의 중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메트포르민 단독 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 24주간 엔블로정 0.3mg 또는 비교약인 다파글리플로진 10mg을 병용 투여해 치료 효과를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엔블로정 투여군의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는 평균 1.57 감소해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의 1.21 감소 대비 약 30% 더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인슐린 저항성 감소는 동일한 인슐린 분비량으로도 혈당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체중 증가 및 지방 축적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인슐린 분비 및 지방 축적과 관련된 공복 C-펩타이드 수치 역시 엔블로정 투여군이 103.8pmol/L 감소해,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의 70.5pmol/L 감소 대비 약 47% 더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체내 지방의 과도한 축적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이러한 지표 개선이 엔블로정이 혈당 조절을 넘어 전반적인 대사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5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포스터 발표 형태로 공개됐다. 중국 베이징대 인민병원(Peking University People’s Hospital)의 리농 지(Linong Ji) 교수가 책임 연구자를 맡았으며, 레이리 가오(Leili Gao) 교수가 포스터 주저자로 참여했다.
엔블로정의 대사 기능 개선 가능성은 이전 연구에서도 지속적으로 보고된 바 있다. 지난해 ‘2024 미국비만학회’에서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엔블로 투여 후 아디포넥틴 증가와 렙틴 감소 등 지방 대사와 관련된 호르몬 지표 개선이 확인됐다. 이어 올해 ‘2025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는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지방세포 호르몬 수치를 안정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보고되며 글로벌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웅제약 나재진 임상의학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엔블로정이 단순한 혈당 강하제를 넘어 인슐린 대사와 체중 관련 지표까지 함께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아시아 환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근거를 바탕으로 비만과 대사질환 등으로 적응증 확대 연구를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