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대한민국 국방우주 기술 자립의 첫걸음으로 ‘위성용 우주반도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우주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함께 ‘(초)소형 위성용 다채널 빔포밍 시스템을 위한 트랜시버 우주반도체 기술’ 과제를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할 트랜시버 우주반도체의 예상 분해도 형상/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이번 과제를 통해 개발될 ‘트랜시버 우주반도체’는 군용 저궤도 위성통신의 핵심 소자로, 극한 우주 환경에서도 지상과 우주 간 안정적인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국방용 반도체는 미사일, 레이더, 군용 통신 등 첨단 무기체계에 사용되며, 일반 산업용 반도체보다 훨씬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이 요구된다.

트랜시버는 송신기와 수신기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장치로, 통신 환경에서 데이터 송수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한화시스템의 우주반도체는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빔포밍을 지원해, 실시간으로 정밀한 빔을 형성·제어할 수 있다. 아날로그 대비 더 안정적인 초고속·대용량 통신 환경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이번 우주반도체는 다채널 구조로 제작돼 공간 활용을 최적화하고 주파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소수의 반도체 소자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며, 크기가 작은 통신위성에도 탑재할 수 있다.

군용 저궤도 위성통신은 ‘군용 우주인터넷’으로 불리며, 작전지역 내 통신 음영과 거리 제한 없이 끊김 없는 초연결·초고속 통신을 제공한다. 고도 500~1200km에서 운용되는 저궤도 통신위성은 평시 안정적인 통신망을 지원하고, 전시에는 최후의 통신 수단 역할을 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3년 11월 한국군에 최적화된 저궤도 위성통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용 저궤도위성 기반 통신체계’ 사업을 착수, 육·해·공군 전술망과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연동하는 신속시범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번 우주반도체 개발로 미국·유럽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저궤도 통신위성의 국내 개발 속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개발이 자주적인 K-국방우주 실현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성과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첨단 우주 자산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소형 지구관측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과 위성 간 데이터 통신을 위한 저궤도 위성용 ISL(Inter Satellite Link) 기술 개발에도 성공하며, 우주 기술 분야에서 신뢰를 쌓아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