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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자연재해 극복 담은 ‘영천 청제비’, 국보로 승격 - 조선 궁중 행사 그린 병풍 등 전적·목판 6건도 보물 지정
  • 기사등록 2025-06-20 10:15:09
  • 기사수정 2025-06-20 10: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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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청제비’ 전경/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신라의 자연재해 극복과 국가적 대응 과정을 생생히 전하는 비석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승격됐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궁중 의례와 유교·불교 문화유산의 가치를 담은 병풍과 전적, 목판 6건도 각각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기존 보물로 지정돼 있던 ‘영천 청제비’를 국보로 새롭게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비석은 경북 영천시에 위치한 ‘청못’ 제방 옆에 세워진 자연석 비석으로, 비좌(碑座)나 개석(蓋石) 없이 원석에 바로 비문을 새긴 독특한 형식이다. 이 비석은 신라 시대 국가 주도의 토목사업을 통해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에 대응했던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어 큰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비석은 536년(법흥왕 23년) 축조 사실을 담은 앞면(청제축조비)과 798년(원성왕 14년) 수리 과정을 적은 뒷면(청제수리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판독이 가능할 만큼 상태가 양호하다. 특히 비문에는 공사 규모, 동원 인원, 책임자, 지방 관리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어 당시의 사회 구조와 국가 운영 체계를 엿볼 수 있다.

 

청제비 옆에 위치한 또 다른 비석 ‘청제중립비’는 1688년(조선 숙종 14년)에 조선의 관료들이 청제비를 다시 세운 사실을 새긴 것으로, 신라의 고풍스러운 서체를 계승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청제비는 신라에서 6세기와 8세기 사이 빈번한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가 수행한 토목공사의 실상을 보여주는 유일한 사례로, 정치·사회·경제사 연구에 핵심적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보물로 함께 지정된 문화재는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 ▲자치통감 권81~85,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 ▲치문경훈 목판 등 총 6건이다.

 

‘근정전 정시도 및 연구시 병풍’(서울역사박물관 소장)은 1747년(영조 23년) 영조가 인원왕후의 회갑을 기념해 경복궁 터에서 시행한 과거시험(정시) 장면과, 이에 화답한 신하들의 연구시를 담은 8폭 병풍이다. 병풍에는 영조가 친히 정시를 주관하는 모습과, 경복궁의 구조, 당시 정치 중심 인물들이 쓴 시가 정교하게 표현돼 있어 왕실 행사와 정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희귀한 기록화로 평가된다.

 

‘자치통감 권81~85’(영남대학교중앙도서관 소장)는 1436년(세종 18년) 주자소에서 초주갑인자로 간행된 금속활자본이다. 정치와 군사 중심의 역사서로 조선의 국가 운영에 참고된 고전이며, 현존하는 완질이 드물어 그 희소성과 가치가 높다.

 

불교 관련 문화재도 다수 보물로 지정됐다. 청도 운문사에서 소장 중인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1515년 조성)은 고려 후기 불교 의식집의 대표작으로, 수륙재의 절차를 체계화한 자료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 ‘치문경훈 목판’(이상 1588년 조성)은 조선 전기의 불경 간행물로, 각각의 경전과 해설, 선사들의 법어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해당 목판은 모두 완질 상태로 남아 있으며, 인출본도 함께 전해져 원자료로서의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 문화재는 자연재해 대응, 왕실 의례, 불교 의식 등 한국 고대와 조선 시대의 국가 운영 및 정신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지방자치단체 및 소유자와 협력해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활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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