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철 기자
세계자연기금(WWF)은 8월 12일 ‘세계 코끼리의 날’을 맞아 코끼리가 생태계를 유지·복원하는 ‘생태계 공학자’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보전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뭄 기간에 나무를 먹고 있는 코끼리/사진=WWF 제공
‘세계 코끼리의 날’은 멸종 위기에 놓인 코끼리의 보호 필요성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아시아코끼리, 사바나코끼리, 둥근귀코끼리 등 3종이 서식하고 있다.
코끼리는 높은 지능과 집단생활을 바탕으로 숲과 초원의 생태계를 유지·복원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와 불법 상아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모든 종이 위기종으로 등재됐다.
WWF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둥근귀코끼리는 2004~2014년 사이 약 80% 감소해 ‘위급(CR)’ 단계로 분류된다. 보르네오 아시아코끼리 역시 벌목으로 서식지가 훼손돼 현재 약 1000마리만 남아 ‘멸종위기(EN)’로 평가된다.
WWF는 정부와 지역사회 등과 협력해 보호구역 확대, 서식지 모니터링, 반밀렵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앙골라·보츠와나·나미비아·잠비아·짐바브웨 등 5개국에 걸친 ‘카방고-잠베지 통합보전지구(KAZA)’에서 코끼리 모니터링과 반밀렵 기술 교육을 병행하며, MIKE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 상아 거래 추적과 밀렵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코끼리는 하루 150kg 이상의 식물을 먹으며 숲의 식생 밀도를 조절하고 대형 나무의 성장을 촉진한다. 또한, 열매 씨앗을 넓은 지역에 퍼뜨려 숲 재생을 돕고, 탄소 흡수력이 높은 대형 수종 확산에도 기여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끼리 한 마리는 약 250에이커(100만㎡) 숲의 탄소 흡수력을 높여 연간 약 2000대 차량의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효과를 낸다.
사회적 유대와 감정을 공유하는 코끼리 무리는 모계 중심으로 구성되며, 새끼를 22개월간 임신한 뒤 여러 암컷이 함께 보호·양육한다. 무리 구성원이 죽으면 시신 곁을 지키는 등 ‘장례 의식’과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
WWF는 “코끼리 보전은 단순히 한 종을 지키는 것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에도 중요한 해법”이라며, “전 세계 파트너와 함께 서식지 보전과 불법 거래 차단과 함께 사람과 코끼리의 공존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장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