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무인소방로봇이 출동에 앞서 대기하는 모습/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소방청과 공동 개발한 무인소방로봇 기술을 소개하는 영상 ‘A Safer Way Home’을 3일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화재 현장에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방관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개발 철학을 담아, 차세대 화재 대응 플랫폼으로서 무인소방로봇의 기술력과 현장 적용성을 조명했다.
영상은 화재 및 폭발 위험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의 현실을 조명한 뒤, 인력이 진입하기 어려운 고위험 환경에 무인소방로봇이 선제 투입되는 과정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압 체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임팔순 구조대장을 비롯한 현직 소방관들이 직접 출연 및 내레이션에 참여해 현장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소방청이 협업해 개발한 첨단 무인 모빌리티 기반 화재 대응 솔루션이다. 붕괴 위험, 고온, 폭발, 유독가스 등으로 인해 인명 투입이 제한되는 재난 현장에 우선 투입돼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원격 기반 상황 인지 및 화점 접근을 통해 직접 진압 임무를 수행한다.
로봇에는 △첨단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AI 시야 개선 카메라 △고압 축광 릴호스 △6X6 인휠 모터 시스템 등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 1월 30일 충북 음성 공장 화재 현장에 실제 투입된 사례도 영상에 포함됐으며, 이는 해당 로봇의 첫 실사용 사례로 평가된다.
내열 설계 역시 핵심 경쟁력이다. 자체 분무 시스템은 장비 외부에 미세 물 입자를 지속 분사해 수막을 형성함으로써 고열로부터 차체를 보호한다. 이를 통해 500~800℃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다.
주행 안전성 측면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이 지형과 장애물을 인지해 충돌 위험을 최소화하고, 협소하거나 굴곡이 심한 공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을 지원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km이며, 지하 주차장 및 물류창고 경사로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300mm 높이의 수직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I 시야 개선 카메라는 단파·장파장 열화상 센서를 기반으로, 연기와 고열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외선 영상과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 현장 정보를 원격 전송한다. 이를 통해 지휘 통제의 정밀도를 높인다.
고압 축광 릴호스는 어둠 속에서 자체 발광 또는 반사 기능을 제공하는 차세대 소방 호스로, 재난 현장에서 진입 경로와 탈출로 확보를 지원한다. 특히 지하 공간 등 호스 견인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개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구동계에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6X6 인휠 모터 기반 전동화 시스템이 적용됐다. 각 바퀴에 독립 모터를 장착해 360도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며, 복잡한 진입로와 협소 공간에서도 정밀 기동이 가능하다. 드라이브 샤프트가 필요 없는 구조로 구동 효율을 높였으며, 높은 방수·방진 성능을 통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무인소방로봇을 단순 진압 장비가 아닌 데이터 확보 플랫폼으로 규정한다. 화재 현장에서 수집되는 연무량, 온도, 화재 규모 등의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학습해 향후 고도화된 화재 대응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는 인간의 안전을 강화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구현 전략의 일환이다.
국립소방연구원과 소방청은 향후 완전 자율 기반 무인소방로봇으로의 발전을 목표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 투입 시 로봇이 자체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화재 원점과 진압 우선순위를 판단해 최적의 대응 방식을 도출하는 수준까지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기증식에서 “이 로봇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내열성이나 진압 능력을 넘어 실제 재난 현장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에 있다”며, “극한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학습해 정교한 재난 대응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위험 현장에 사람보다 먼저 투입돼 소방관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기술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보행 재활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를 통해 부상 군인의 재활을 지원하는 캠페인과 수소전기버스를 활용한 소방관 회복 지원 사업, 독립유공자 사료 전산화 및 국립 현충원 셔틀버스 기증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을 위한 기술 기반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