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정부가 전기이륜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이 우수한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확대 지급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에 나선다. 성능 중심의 보조금 체계를 통해 전기이륜차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보급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주행거리와 충전 불편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월 5일 ‘2026년 전기이륜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을 공개하고, 같은 날부터 10일간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기이륜차 보급사업은 온실가스 감축과 도심 소음 저감을 목적으로 2012년부터 추진돼 왔다. 그러나 전기이륜차 보급 속도는 최근 다소 둔화되는 추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사진=언스플래쉬 제공
국토교통부 이륜차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 신고된 이륜차 9만7989대 가운데 전기이륜차는 8326대로 전체의 약 8.5%에 그쳤다. 연도별 전기이륜차 신고 대수는 2021년 1만6858대에서 2022년 1만4892대, 2023년 8189대, 2024년 1만413대, 2025년 8326대로 감소와 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원인으로 내연이륜차 대비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및 시간에 대한 불편을 지목했다. 일반적인 내연이륜차의 주행거리가 250~350km 수준인 반면, 전기이륜차는 60~70km에 그쳐 소비자 체감 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련된 2026년 보조금 지침 개편(안)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긴 고성능 전기이륜차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우선 주행거리 기준을 새롭게 도입하고, 주행거리에 비례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예를 들어 소형 전기이륜차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90km 이상이면 km당 1만 원의 추가 보조금이 지급되며, 90km 미만일 경우 km당 3만5000원이 차감돼 지급된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 성능에 따른 보조금 격차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충전 성능 개선을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충전속도가 3kW 이상인 차량에 지급되던 혁신기술보조금은 기존 5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상향된다. 현재 전기이륜차의 충전속도는 1kW 내외 수준으로, 이를 3kW로 개선할 경우 3kWh 배터리 장착 차량 기준 충전 시간이 약 3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된다. 아울러 차량제어장치(VCU)가 탑재된 차량을 우대해 안전성과 주행 성능의 최적화를 유도한다.
배터리교환형 전기이륜차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규격화된 배터리를 사용하는 특성상 주행거리 향상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주행거리 확대보다는 표준배터리 사용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에 따라 2026년에는 비표준 배터리를 사용하는 경우 보조금에서 20만 원이 차감되며, 2027년부터는 비표준 배터리 사용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배터리 안전성 확보와 차종 간 배터리 상호호환성 강화를 위한 조치다.
제조사의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도 포함됐다. 자기인증시설과 전문인력, 저온 주행거리 측정용 챔버 등 연구·시험 시설을 보유한 제조사 차량에는 최대 보조금 한도 내에서 시설투자보조금 60만 원이 지급된다.
또한, 전기이륜차 연구·기술개발 투자 실적이나 관련 정부 과제 수행 실적이 있는 제조사 차량에는 연구개발투자보조금 30만 원이 추가로 지원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26년 하반기부터 전기이륜차 구매보조 사업자 선정 절차를 새롭게 도입한다. 제조·수입사의 사업계획 우수성, 기술개발 수준, 사후관리 역량, 산업 생태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조금 지급 대상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평가기준은 2026년 3월 30일까지 공개되며, 신청서류 접수는 5월 31일까지, 사업자 선정 및 공고는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개편안을 부처 누리집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게시해 의견을 수렴하고, 보조금 산정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취합할 예정이다. 확정된 2026년 전기이륜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과 차종별 국비 보조금 액수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