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전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되는 신종 무척추동물과 국내 미기록종이 발견돼 해양 생물다양성 연구에 중요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제주 서귀포 연안에서 신종 쏙류 1종과 국내 서식이 처음 확인된 미기록 게붙이류 1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추진 중인 ‘2025년 무척추동물 다양성 조사·발굴 연구’의 일환으로, 전북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올해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제주도 서귀포 문섬 연안 수심 약 40m의 모래 경사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지난 8월 발견된 신종 쏙류[오스티노게비아(Austinogebia sp. nov.)/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8월에 확인된 쏙류는 전 세계적으로 8종만 알려진 가이시마쏙속(Austinogebia)에 속하는 종으로, 형태적 특징과 유전적 분석 결과 기존 동종들과 명확한 차이를 보여 신종으로 판명됐다.
이 종이 속한 쏙과(Upogebiidae)는 갯벌이나 해저 퇴적물에 굴을 파고 서식하는 특성을 지니며, 현장 조사에서 확인된 굴의 밀도를 고려할 때 조사 해역에 수천 개체 이상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 4월 발견된 게붙이류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열대·아열대 연안에 분포하는 포르셀라넬라 하이가에(Porcellanella haigae)로 확인됐다. 이 종은 국내에서는 처음 기록된 미기록종이다.
포르셀라넬라속(Porcellanella)은 일반적으로 바다조름류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넓은 붓 모양의 턱다리를 이용해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여과 섭식한다.
이번에 발견된 개체 역시 모래 경사면 곳곳에 분포하는 바다조름류의 폴립 잎 사이에서 서식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바다조름은 자포 촉수를 이용해 먹이를 포획하는 동물로, 해저 퇴적물에 몸을 고정해 살아가며, 폴립은 군체를 이루는 기본 단위로 먹이 포획과 신체 지지, 수류 조절, 생식 기능을 담당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이들 종의 정확한 서식 규모와 생태적 특성을 규명하고,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게재한 뒤 국가생물종목록에 정식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우리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생물다양성을 정확히 조사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국립생물자원관의 핵심 역할”이라며, “이번 발견을 계기로 우리나라 해양 생물다양성과 그 잠재적 가치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