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인공지능(AI) 기술·데이터 기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24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전략적으로 준비해 왔다. 이를 통해 기존 핵심 사업 구조를 보완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모바일 캐주얼 사업 전담 조직인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했다. 센터장에는 트리플닷 스튜디오(Tripledot Studios), 아웃핏7(Outfit7) 등 글로벌 모바일 게임 유니콘의 성장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아넬 체만(Anel Ceman)을 영입했다.
이후 미니클립(Miniclip) 등 글로벌 캐주얼 게임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UA(User Acquisition)·데이터 전문가 앤서니 파스칼(Anthony Pascale)을 비롯해 데이터, 기술, 라이브옵스(LiveOps)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하며 전문 조직을 구축했다.
엔씨소프트는 개발, 퍼블리싱, 데이터, 기술 역량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모바일 캐주얼 에코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클러스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게임 데이터 분석과 라이브 운영 플랫폼에 특화된 유럽 기업의 코드베이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영구 라이선스를 확보했으며, UA·라이브옵스·크리에이티브 최적화 등 모바일 캐주얼 게임 성장에 필수적인 플랫폼 기반을 마련했다. 해당 플랫폼에는 엔씨소프트의 AI 및 플랫폼 기술이 접목돼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이 플랫폼은 산하 개발사가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데이터 기반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을 지원한다. 엔씨소프트는 슬로베니아 소재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를 인수해 기술 및 시장성 검증(PoC)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플랫폼의 실효성을 확인했다.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과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전문 개발사 인수를 병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19일 베트남 소재 모바일 캐주얼 개발사 리후후(Lihuhu) 인수를 공시했다. 엔씨소프트는 리후후의 모기업인 인디고 그룹(Indygo Group, 싱가포르 소재·리후후 100% 지분 보유)의 지분 67%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오른다. 투자 금액은 약 1억385만 달러(한화 약 1534억 원)다.
리후후는 2017년 설립 이후 글로벌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시장 진입 전략으로 성장해 온 모바일 캐주얼 전문 개발사다. Match-3D, Number, Hole 등 다양한 장르에서 100여 종 이상의 게임을 출시했으며, 2025년 예상 매출액은 약 12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300억 원, 현금 보유액은 약 200억 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의 80% 이상을 북미와 유럽에서 창출하며 글로벌 이용자 기반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 스프링컴즈(Springcomes)도 인수한다. 스프링컴즈는 머지(Merge) 장르에 특화된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4~5종의 신작을 출시하는 빠른 개발 속도가 강점이다. 2025년 예상 매출액은 약 2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 다운로드 3000만 회 이상을 기록한 인기 게임 4종을 포함한 탄탄한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리후후 인수는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리후후가 아시아 지역 캐주얼 개발 클러스터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럽 지역의 규모 있는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 추가 인수를 협의 중이며, 인수 외에도 캐주얼 퍼블리싱 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개발사와 협상하고 있다”며, “2026년 초 종합적인 모바일 캐주얼 사업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