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원격 운전 실증 차량의 모습/사진=기아 제공
기아가 국내 완성차 업체 최초로 일반 도로 환경에서 원격 운전 실증 시연에 성공했다.
기아는 27일 제주도에서 기아, 쏘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에스유엠(SUM), KT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제주특별자치도,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격 운전 실증 성과 공유회’를 열고 기술 개발 현황과 시연 결과를 공개했다.
원격 운전 기술은 운전자가 없는 차량을 외부 관제센터에서 4G·5G 무선 네트워크로 제어·운행하는 방식이다. 높은 기술 완성도를 기반으로 신속한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며, 자율주행 차량의 고장 또는 이상 발생 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연계 가능성과 교통 소외 지역을 지원할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올해 4월 국토교통부의 원격 운전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획득한 뒤 쏘카, 에스유엠, KT와 ‘원격 운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제주와 화성 등지에서 협업 기반의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협업 체계에서 기아는 프로젝트 총괄을 맡았고, 쏘카는 카셰어링 플랫폼 제공, 에스유엠은 원격 솔루션 개발 및 실증 차량 운영, KT는 네트워크 구축과 통신망 관리 등을 담당했다.
컨소시엄은 카셰어링 서비스 운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기아의 신개념 중형 PBV ‘PV5’를 활용해 원격 운전용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다. 특히 통신 품질 저하나 연결 단절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통신망 이중화 설계를 적용했으며, 원격 운전 담당자 교육과 긴급 출동 체계 구축 등 안전장치를 다층적으로 마련했다.
1단계 내부 사전 테스트를 마친 컨소시엄은 2단계로 지난 한 달간 제주공항–제주쏘카터미널, 제주공항–용두암 등 제주 지역 다수의 공도 구간에서 약 70시간, 총 1000km 규모의 주행 테스트를 실시해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이번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PV5 차량을 중심으로 원격 운전 기술의 실효성을 지속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지자체와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기아와 컨소시엄 참여사,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PV5 기반 원격 운전 시연 차량에 직접 탑승해 기술의 안전성을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기아 관계자는 “원격 운전 기술은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 찾아가는 공공서비스와 연계해 시민 편의를 높일 수 있다”며, “향후 공공 부문뿐 아니라 카셰어링, 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