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1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주에서 취임 후 첫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민생 중심의 실질협력’을 핵심으로 한중관계 전면 복원에 합의했다. 양 정상은 경제·문화·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왑 재개와 초국가 범죄 공동 대응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11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날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약 100분간 회담이 진행됐다. 두 정상은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30일 입국해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오후부터 양자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은 취타대의 호위를 받으며 도착한 시 주석을 맞이했고, 환담 이후 특별전시관 회담장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회담 종료 후 양국은 실질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 및 양해각서(MOU) 교환식을 가졌다. 이어 열린 국빈만찬에는 약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두 정상은 ‘바둑’을 주제로 친교를 나누며 신뢰를 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외교를 통해 한중관계를 전면 복원한 계기”라며 “양국은 호혜적 협력의 전통을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 가동 ▲민간 교류 확대 ▲상호 이해 증진 등을 통해 정치·사회적 신뢰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협력 체계를 구축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중심의 성과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한중 중앙은행은 5년 만기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위 실장은 “이번 협정이 양국 금융시장 안정과 교역 활성화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2030)’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실버산업 및 혁신창업 협력 △농산물 수출 원활화 △보이스피싱·온라인사기 공동대응 등 총 6건의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초국가 스캠범죄 피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문화·환경·인적 교류 확대 등 국민 체감형 협력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한국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과 평화·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민간 부문에서도 다수의 협약이 체결됐다. 중국 주요 언론사와 한국 언론사 간 협력 MOU가 체결돼 양국 간 정보 교류와 감정적 거리 완화가 기대된다.
위성락 실장은 “11년 만의 시진핑 주석 국빈방한은 한중관계가 안정적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정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