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SK하이닉스가 2025년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AI 메모리 시대’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SK하이닉스는 29일 발표한 경영실적에서 매출 24조4489억 원, 영업이익 11조3834억 원, 순이익 12조597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47%, 순이익률 52%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가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이미지=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급증했다”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28GB 이상 고용량 DDR5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낸드 부문에서도 AI 서버향 eSSD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D램과 낸드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출하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보다 10조9천억 원 증가한 27조9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입금은 24조1천억 원으로 줄어들며, 순현금 3조8천억 원 규모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2025년 3분기 경영실적 비교표 (K-IFRS 기준)
회사는 AI 시장이 ‘학습(Training)’ 중심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함에 따라 서버 전반의 메모리 수요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충과 파트너십 확대에 따라 HBM을 비롯한 일반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최선단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서버·모바일·그래픽 등 전 제품군의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층인 321단 기반 TLC·QLC 제품의 생산 비중을 늘려 고객 요구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한 차세대 제품 ‘HBM4’를 4분기부터 출하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및 공급을 시작한다. 회사는 “HBM4는 고객의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지원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 클린룸을 조기 가동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선단 공정 전환 속도를 높이고 신규 생산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기술 혁신으로 메모리 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시장 선도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