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저성장 해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한일 경제연대, 성장지향형 규제 개편,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해외 인재 유입, ‘메가샌드박스’ 구축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26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언더스탠딩’, ‘압권’의 3개 채널 연합 인터뷰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의 의의와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APEC 회원국 정상들이 모여 향후 미중 관계의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APEC CEO 서밋은 1700여 명이 참여해 보호무역주의 시대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대한상의 회장인 그는 이번 서밋의 의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기존의 수출 중심 성장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WTO 체제의 자유무역 구조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한일 경제연대 ▲성장지향형 규제 개편 ▲AI 투자 확대 ▲해외 인재 유입 ▲메가샌드박스 도입 등을 꼽았다.
우선 한일 경제연대에 대해 “양국이 협력하면 6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해 세계 4위 경제 블록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경제 블록화 시대에 대응하는 효과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소기업 보호 중심의 낡은 규제 체계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강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분야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AI 주도권 경쟁은 과거 냉전시대의 군비 경쟁처럼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필요한 투자는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에서 뒤처지는 것은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재 확보 전략으로는 해외 인재의 유입과 ‘메가샌드박스’ 도입을 언급했다. “지역 단위로 AI 실험장과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면 혁신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해외 인재가 일정 기간 국내에 머무르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린카드’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콘텐츠, 한식 산업화 등 ‘소프트머니’ 중심의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께서 늘 ‘기업은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기업은 단순히 경쟁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