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HD현대의 로봇 전문 계열사 HD현대로보틱스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HD현대로보틱스 제공
HD현대로보틱스는 24일 KDB산업은행 및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Y PE와 18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산업은행과 KY PE는 HD현대로보틱스 지분 9.1%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1조8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지난 2020년 KT로부터 500억 원을 투자받을 당시 5000억 원 수준이었던 기업가치가 5년 만에 약 4배 상승한 셈이다.
회사 측은 투자 성과의 배경으로 40여 년간 국내 로봇 시장 매출 1위를 유지해 온 업계 선도 지위와 자체 AI 기술 역량을 꼽았다.
주도 투자자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은 “국내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재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첨단 전략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의 성장세도 투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30년 8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은 9.9%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HD현대로보틱스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피지컬(Physical) AI 기반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스스로 인지·판단·행동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Robot Foundation Model)’ 개발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작업 환경 변화에 사람의 개입 없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자율형 로봇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2026년까지 조선소 현장에 적용 가능한 ‘용접 자동화 솔루션’을 출시, 2030년까지 가공·조립·검사·물류 등 다양한 산업 공정에 맞춘 AI 로봇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도 이어진다. HD현대로보틱스는 올해 6월 산업용 로봇과 협동 로봇의 장점을 결합한 ‘HDC 시리즈’를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독일 노이라로보틱스(Neura Robotics)와 협력해 ‘조선 산업용 4족 보행 용접 자동화 휴머노이드’ 개발 및 실증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공략과 인재 확보에도 나선다. HD현대로보틱스는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영업망과 제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국내외 R&D 인력 확보, AI 팩토리 구축, 유망 기술 기업 지분 투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 유치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라며, “AI 기반 차세대 로봇 솔루션을 중심으로 산업 현장의 혁신을 주도하고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