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한화시스템과 딜디펜스(Diehl Defence)가 21일 ‘아이리스-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사업센터장, 다니엘 셰펠만(Daniel Schepelmann) 딜디펜스 마케팅 담당/사진=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이 한국형 다기능 레이다(K-MFR)의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다.
한화시스템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Diehl Defence)와 ‘대공방어체계 아이리스-T SLM(IRIS-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Multi-Function Radar) 공급을 위한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이리스-T SLM(Infra-Red Imaging System-Tail/Surface-Launched Medium-range)은 미사일과 전투기뿐 아니라 무인기 및 드론까지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국내 M-SAM-II(천궁-II)와 유사한 방어 사거리와 요격 고도를 갖추고 있으며, 2022년 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공중 위협을 거의 100% 격추하며 주목받았다.
딜디펜스의 아이리스-T SLM는 독일이 주도하고 20여 개 유럽 국가가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반의 유럽영공방어계획(ESSI·European Sky Shield Initiative)의 핵심 대공방어체계로 꼽힌다. ESSI는 고고도·중고도·저고도에서 발사되는 적 미사일과 드론, 극초음속 무기까지 대응 가능한 다층방공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한화시스템과 딜디펜스는 아이리스-T SLM 체계와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다(MFR)의 통합·연동을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향후 공동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레이다 실장비 연동 및 검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딜디펜스는 글로벌 기술기업 딜그룹의 계열사로, 유도탄·탄약·지대공 및 공대공 대공방어솔루션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개발·수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단거리·중거리·장거리 다계층 방공 솔루션 분야에서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M-SAM-II(천궁-II) △L-SAM·L-SAM-II 등 핵심 다기능레이다를 개발·공급하며 ‘한국형 다계층 방공 솔루션’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중동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II’ 다기능레이다를 수출했으며, 이번 딜디펜스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과 레이다 완제품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ADEX 2025 현장에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Leonardo S.p.A.)와도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전투기용 AESA 레이다 협력을 강화하고, 지상·항공전자 분야 사업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레오나르도에 경전투기용 AESA 레이다 핵심 장치인 안테나를 수출한 바 있다.
이번 협력과 MOU 체결은 한화시스템의 K-방산 기술이 중동을 넘어 유럽까지 확장되는 신호탄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형 레이다와 다기능 방공체계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