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한민국 최초로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의 해외 수출에 성공하며, 가스터빈 기술 종주국인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한국이 가스터빈 기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3일,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빅테크)과 380MW급 대형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2026년 말까지 해당 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미국 발전시장에 국산 가스터빈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이번 수출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해당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 5000시간 이상 실증 운전을 완료해 기술 신뢰성을 확보했고, 현재까지 총 8기의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수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자리잡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데이터센터들이 독립적인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가운데, 빠른 설치와 높은 효율, 장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한 가스터빈이 유력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처럼 자체 설계 및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DTS 역시 이번 수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가스터빈 산업은 설비 공급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및 고도화 서비스의 중요성이 큰 분야로, DTS는 향후 미국 내 설치된 가스터빈의 정비 및 유지보수를 전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공급 이후의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제공 체계를 구축했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 철저 준수를 통해 고객의 신뢰에 보답하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