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철 기자
지난 4월 2일 옥계항에서 적발된 1kg 단위의 코카인/사진=관세청 제공
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5월 29일, 지난 4월 2일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한 화물선 L호에서 적발된 1.7톤 규모 코카인 밀반입 사건에 대한 합동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적발된 코카인은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 밀수 중 최대 규모로, 최대 5700만 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으로부터 L호에 대량의 코카인이 은닉되어 있다는 첩보가 관세청과 해경청에 전달되면서 시작됐다.
양 기관은 사전 작전회의를 통해 마약탐지견 2두와 90여 명의 수색인력을 투입해 선박을 정밀 수색했고, 선체 격벽 내 은밀한 공간에 숨겨진 코카인을 발견했다.
수사 당국은 즉시 47명 규모의 합동수사단을 꾸려 선원 20명에 대한 전수조사와 현장 감식, 압수물 분석,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전방위적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코카인 밀반입에 가담한 선원 8명을 특정하고, 이 중 4명을 마약류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나머지 4명은 옥계항 입항 전 하선해 필리핀으로 귀국했으며,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국제 수배 중이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국제 마약카르텔 관련 GPS 이동 경로, 지문 및 DNA 분석 자료 등을 확보한 수사당국은 미국 마약단속청(DEA), 필리핀 마약단속국(PDEA), 인터폴 등과 정보를 공유하며 국제 공조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L호는 지난 2월 페루 해상에서 마약카르텔 조직원 10~15명이 탄 보트 두 척과 접선해 코카인 1690개 블록(총 1.7톤)을 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파나마를 거쳐 당진항으로 향하는 도중 일본, 제주, 중국 인근 해역에서 '드랍앤픽업(DROP & PICK UP)' 방식으로 코카인을 해상에 투기하고 회수해 동아시아 지역 마약상에 전달하려 했으나,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실패했다. 결국 옥계항 입항 이후 해상 하역을 시도하던 중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압수된 코카인은 블록 형태(10cm×6cm×1.7cm)로 비닐 포장된 1690개이며, 총 중량은 1690kg (포장 포함 시 1988.67kg)에 달한다.
신경진 수사단장은 “이번 사건은 국제 마약카르텔이 연계된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 밀수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관세청, 해경청, 그리고 국제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해상 마약 범죄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엔미디어=장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