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효성중공업이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효성중공업이 전력 기술의 중심지인 유럽에서 잇따른 수주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시각 14일, 효성중공업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송전 기업 ‘스코티쉬 파워’와 850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스코틀랜드 내륙과 해안의 풍력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도심 지역으로 안정적으로 송전하는 데 활용되는 400kV급 초고압 변압기 공급을 골자로 한다.
스코틀랜드는 풍부한 바람 자원을 바탕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으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송전망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 스코틀랜드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제품 공급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제공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영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올해 들어 효성중공업은 독일 송전업체와 국내 업체 최초로 초고압 변압기 및 리액터 등 전력기기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첫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초 추가 수주에도 성공했다.
스페인과 영국에서도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 계약이 이어지면서 효성중공업의 수주 지역은 서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세계 유수 전력기기 제조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고난도 시장으로, 까다로운 인증 기준과 품질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기술력이 요구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유럽에서의 연이은 수주는 효성중공업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전략의 성과”라며, “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전력기기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 전력 시장은 AI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연평균 8.6%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유럽뿐 아니라 중동,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누적 수주 규모는 약 10조 원에 달한다.
특히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미국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약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