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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보물 지정 - 조선 후기 기록유산·불교미술 4건 국가 보물로
  • 기사등록 2026-02-26 12: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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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청나라 연행 이후 집필한 견문록 『열하일기』의 가장 이른 형태를 담고 있는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을 비롯해 조선시대 불화와 불상 등 총 4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은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 등이다.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연행음청 건・곤)/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박지원 열하일기 초고본 일괄」은 단국대학교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자료로, 박지원이 1780년 청나라 북경과 열하 일대를 다녀온 뒤 집필한 『열하일기』가 최초로 제작되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현존하는 다양한 전사본 『열하일기』는 이 초고본을 저본으로 삼아 목차와 구성, 내용이 정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자료는 총 10종 20책으로 구성돼 있으나, 이 가운데 박지원의 친필 고본으로 판단되는 4종 8책이 이번에 보물로 지정됐다. 여기에는 정본에는 수록되지 않은 서학 관련 용어와 새로운 기록을 담은 「연행음청」, 초기 고본의 성격이 뚜렷한 「연행음청록」과 「연행음청기」, 서문과 체계적인 단락 구성을 갖춘 「열하일기」 일부 권책, 그리고 정본에 없는 내용을 다수 포함한 「열하피서록」 등이 포함된다. 이 자료들은 『열하일기』가 형성·수정·개작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조선 후기 실학 사상과 사회 인식에 끼친 영향력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가평 현등사 아미타여래설법도」는 1759년(영조 35년)에 제작된 불화로, 화기를 통해 제작 연대와 수화승 오관을 비롯한 제작자, 봉안처가 명확히 확인된다.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극락세계에서 아미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표현했으며, 주존을 중심으로 나한과 팔부중 등이 위계에 따라 안정적으로 배치돼 있다. 섬세한 문양 표현과 힘 있는 필선은 18세기 경기 지역 불화의 화풍과 수준을 잘 보여주며, 서울·경기 지역에서 확인되는 아미타설법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임실 진구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통일신라 하대인 9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배 일부가 소실되고 손목 일부가 결실됐으나, 불신과 대좌가 거의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균형 잡힌 비례와 섬세한 조각 수법이 돋보인다. 전라 지역에서는 드물게 확인되는 9세기 석조비로자나불좌상으로, 통일신라 후기 불상 양식의 지역적 전파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양산 신흥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복장유물」은 1682년(숙종 8년) 수조각승 승호를 중심으로 여러 조각승이 참여해 조성한 작품이다. 우협시 보살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을 통해 ‘영산회 삼존’으로 제작됐음이 확인되며, 17세기 이후 다량 제작 불상에 사용된 불석으로 조성됐다. 이 작품은 승호가 주전각 봉안을 위해 제작한 가장 이른 사례로, 조선 후기 경상 지역 불석제 불상의 특징과 조각승들의 활동상을 잘 보여준다. 함께 발견된 후령통 등 복장유물 역시 17세기 후반 복장 납입 의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들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 관리기관과 협력해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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