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새해를 맞아 우주산업에 대한 한화의 비전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내 최대 민간 위성 생산 거점인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해 현장 경영에 나서며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8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한화그룹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김 회장은 전시관을 둘러본 뒤 제주우주센터의 올해 사업 계획과 전반적인 우주사업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현장에서 근무 중인 연구원들을 만나 격려했다. 김 회장이 한화시스템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방명록에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입니다. 제주우주센터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섭시다”라는 글을 남기고 친필 서명을 했다.
이어 방진복을 착용한 김 회장은 위성 제작이 이뤄지는 클린룸을 둘러봤다. 클린룸에는 진공 상태와 극저온(영하 180도), 극고온(영상 150도) 환경을 구현한 우주환경시험장과 고출력 전자기파 환경에서 위성의 안전성과 정상 작동 여부를 검증하는 전자파시험장 등이 마련돼 있다. 김 회장은 이후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우리 힘으로 우리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꿈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현실이 됐다”며 “달 궤도선에 이어 달 착륙선 추진 시스템까지 개발하면서 한화는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의 선도 주자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난관을 뚫고 우리가 만든 위성이 기후 변화를 관측하고 국가 안보를 지키며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것이 한화가 추구하는 사업의 진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제주우주센터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라 한화의 우주를 향한 꿈의 현재이자 미래”라며 “우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을 내어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를 비롯해 고흥, 순천, 창원 등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역과 연계해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전진기지로 성장하자며, 임직원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현장 경영을 마친 김 회장은 제주우주센터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선물을 전달했으며, 임직원들은 새해 인사가 담긴 카드를 전했다.
김승연 회장의 우주산업에 대한 구상은 198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 화약 사업을 하던 시절부터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온 김 회장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화가 만든 위성을 한화가 직접 발사해야 한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러한 구상은 민간 주도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현실화됐다.
이 같은 비전은 김동관 부회장에게도 계승됐다. 김 부회장은 2021년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고, 엔지니어 중심 조직을 구축하며 우주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사체와 위성 분야 전반에서 사업을 확대 중이다.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생산 시설로, 축구장 4개 규모인 약 3만㎡ 부지에 연면적 1만1400㎡의 시설을 갖췄다. 약 20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준공됐으며, 월 최대 8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 생산이 가능하다. 올해부터는 지구 관측용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제주우주센터는 약 10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설비 투자가 이뤄졌으며,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해 위성 발사 각도와 낙하 구역 확보에 유리해 생산과 발사 간 물리적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한화시스템은 이곳을 중심으로 위성 개발·생산·발사·관제와 AI 기반 위성 영상 분석까지 아우르는 우주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날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초저궤도에서 15cm급 해상도를 구현하는 VLEO 초고해상도 SAR 위성 실물 모형을 살펴보며, 글로벌 우주산업 동향과 한화의 차세대 위성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화시스템은 1m급 SAR 위성 발사 성공 이후 50cm, 25cm급 위성 개발을 진행 중이며, 초저궤도 초고해상도 위성 기술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