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오성 기자
사진=경제엔미디어
낙엽 길을 걸으며
초겨울 같은 늦가을 추위
바람 없이도 낙엽은 지고
허전한 빈 가슴 쓸쓸한 걸음
낙엽은 쌓여 거리에 밟히는데
낙엽 밟는 걸음마다 떠오르는
가슴속에 담아둔 오랜 그리움
눈물처럼 이슬처럼 맺힌 그리움
잊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가슴 속 횅하게 시린 허전함
바람 하나 없이도 가슴은 아리고
마음속에 늘 머무르는 그리움
잊어야지 하고 낙엽을 밟는데
낙엽을 헤집으며 찾아내는 그리움
김대식 / 시인
멀찍이서 울긋불긋 다가오던 오색 단풍이
어느새 헐벗은 가지만을 남겨둔 채
낙엽 되어 사라져 갑니다
가을은 아름다움으로 왔다가
쓸쓸함과 그리움을 남겨주는 계절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소망했던 작은 꿈들이
하나 둘 잠들어 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바람을 등진 낙엽들의 사각거림이
괜스레 허전함을 주기도 하고
지나 온 세월의 애잔한 기억을
되돌아보게도 만듭니다
하지만 깊어가는 가을
산과 들, 포도 위를 방황하는 낙엽들의 황망함은
머지않은 날, 또 하나의 생명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산책길에서 집어 든 낙엽 한 잎을
지나 온 추억과 함께 책갈피에 끼워 보고 싶은
조용한 휴일 아침입니다
[경제엔미디어=박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