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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지하철타고 가는 꽃마중 나들이 3선
  • 기사등록 2025-04-0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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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힘든 겨울을 보냈다. 이토록 봄이 오기만 간절히 기원했던 해가 있었던가. 봄이 오는가 싶다 폭설이 오고, 봄이 오는가 싶다 기온이 급강하하고, 기다리던 봄은 오지 않고 국민 대재앙 산불로 고통받고 있던 터에 꽃이라도 피어나면 마음이라도 밝아질까 싶어 꽃 마중 나선다. 대중교통, 지하철로 반나절이면 복잡다단한 속세를 떠나 하늘이 탁 트인 곳을 찾는 발길은 같은 길이여도 출퇴근할 때 종종걸음을 해야 하는 시간과는 다른 느낌이다.

 

♦꽃구름 떠다니는 고궁 나들이 경복궁

 능수벚꽃 흐드러진 경복궁 경회루/사진=정윤배 작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 지상을 잇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경복궁을 찾는 발길이 한층 편해 노약자를 동반한 나들이에 편리하다. 광화문을 들어서거나, 경복궁 서쪽 문을 들어서면 드넓은 경복궁 뜨락에 꽃구름이 두둥실 눈높이로 떠다닌다. 언제부터인가 외국인들 사이, 인근 대여점에서 한복을 갖춰 입고 고궁 나들이하는 관광객들로 보는 눈이 벌써부터 화사하다. 경복궁의 서쪽 뜨락 은행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매표소에 표를 끊고 흥례문 안으로 들어가 보자. 

 근정전 앞 박석 위를 거니는 관람객이 꽃구름 같다.

근정전 앞에 서면 우천 시 배수를 하기 위해 구배를 둔 박석이 발길을 반긴다. 아무래도 궁 안에는 흙길과 배수를 위한 박석이 깔려 있어 구두를 신고 있다면 불편할 수 있다. 궁 안에는 경회루를 품고 있는 경희지와 조선시대 최초의 발전시설이 들어섰던 향원지 두 곳의 연못이 있다. 궁궐 길잡이에 관한 관련 서적을 들고 건물 하나하나의 역할과 의미를 공부하는 심정으로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봄꽃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뜨락을 아무 생각 없이 거니는 것만으로도 궁궐 나들이는 대성공. 조선시대 왕가의 도서관이었던 집옥재는 가장 최근에 복원한 것으로 건물 외양이 수려하다. 다른 건물은 차치하고라도 향원지 뒤편에 자리한 집옥재 만큼은 찬찬히 둘러보자.

 진달래를 마주하고 있는 한복소녀

♦휴관일 


매주 화요일은 휴관일이며, 공휴일과 겹칠 경우 개방한다. 휴궁일이 공휴일과 겹칠 경우 개방한 공휴일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휴관일. 무료입장 대상은 한복을 착용한 사람,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 부모를 동반한 사람, 만 6세 이하의 내외국인 어린이, 국가 유공자, 장애인. 

 

♦벚꽃 나들이 명소, 경희대학교 서울 캠퍼스.

 아는 사람만 아는 벚꽃 명소, 경희대학교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마을버스를 이용해도 좋지만, 경희대 정문 앞까지 걷다 보면 등하교 하는 풋풋한 대학생들의 싱그러움이 봄나들이를 더욱 화사하게 해준다. 오가는 길에 맛집도 꽤나 많다. 병원 주차장과 같이 있어 다소 복잡한 경희대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활짝 핀 벚꽃이 방긋방긋 웃으며 캠퍼스에 들어선 방문객을 반긴다. 수령이 오래되어 아름드리 벚나무의 위용도 위용이지만, 제철에 하늘을 덮은 벚꽃송이 하나하나가 올려 보는 이들의 얼굴을 내려 보고 있다. 한참을 올려다보며 벚꽃들과 마주하는 일도 일 년 중 이맘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분수대가 있는 원형광장 뒤의 서울 경희대학교 본관은 1956년 건립된 경희대학교의 중심이 되는 건축물이다. 대한민국의 국가등록문화재 제741호로 지정되었다. 1956년 건립된 경희대학교 본관은 학교 내 중심이 되는 건축물로서 상징성, 기념성 등을 표현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식 기둥 및 삼각형의 박공벽 등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디자인하였고, 또한 태극 및 무궁화 문양 등 한국적 디자인 요소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독특한 건축물로서 의미가 있다.

 경희대학교 본관의 그리스식 기둥

본관 중앙계단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갖는 학생들

캠퍼스 내에는 평화의 전당, 네오 르네상스관, 중앙도서관, 스페이스 21관 등등 단과대학별 건물과 부속건물 하나하나가 눈길을 잡아끌어 사진 찍기 좋은 명소. 벚꽃이 한창 필 무렵 해가 진 뒤 야경도 유명하다.

 

♦서울 숲, 지금이 딱 찾기 좋은 계절

 경마장 자리였음을 상징하는 군마상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4번 출구를 나오면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유명한 SM엔터테인먼트. 지하철 대합실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로에도 온통 세계적인 아이돌 스타들의 대형사진으로 장식되어 있어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팬들의 사진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역을 나서면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싱그럽다. 

 

서울숲은 정문은 따로 없고, 지하철과 가까운 쪽으로 방문자 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들려 지도를 얻는다면 서울숲 구석구석 특이하고 재미난 곳을 찾는 데 도움 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하이드파크를 벤치 마킹, 설계하였고, 약 35만 평의 부지에 테마공원 다섯 곳과 기타 시설들을 만들고 2005년 6월에 개장하였다. 20년이 지났지만 숲이라는 명칭과 달리 개활지가 대부분이어서 더운 여름철과 추운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시설 전체를 둘러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사계절 중 가장 찾기 좋은 계절을 꼽으라면 역시 꽃 피는 봄이다. 인근의 응봉산 개나리가 만개 할 때가 최적기.

 곤충식물원을 둘러보는 관람객

수도박물관

한강에 인접한 꽃사슴 방사장을 위시해, 뚝섬유수지를 활용해 만든 습지생태원 학습장, 대한민국 최초의 상수도 시설이 들어섰던 수도박물관 등을 둘러보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서울숲과 한강 고수부지를 통해 중량천과 합수머리인 응봉교를 통해 청계천으로 잇는 코스는 서울의 명품 산책로로 정평이 나 있다.


[여행작가 정윤배 / ochet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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