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k 기자
지난 11월 7일 갑작스레 진행 된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기자들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질문들로 시간을 채웠다. 날카로운 질문은 거의 없었고, 대통령의 대답은 대충 얼버부리며 넘어갔지만 이어서 상세히 설명을 해 달라고 하거나, 보충 질의 없이 자신들이 준비한 질문하기에만 바빳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국민들께 송구하다면서 고개를 숙였지만 기자회견 내 무엇에 대한 사과이며 고개를 숙였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사과의 진정성은 없는 듯 보이는 회견이 계속 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일보의 박석호기자가 눈에 띄었다. 박기자는 이렇게 질문했다. "사과할 때 갖춰야할 기본 요건 중에 명확하고 구체화 하는것"이란 말을 시작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박기자는 "제 주변의 일로 걱정과 염려를 끼쳤다"라는 표현을 구체적으로 해 달라고 윤 대통령에게 질의 했다.
이렇게 질의를 받은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팩트를 다툴 수도 없고"라고 말하며 기자가 그렇게 어리둥절 하게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답변을 했었다. 이것 역시 사과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지난 19일 국회운영위원회에 열린 자리에 홍철호 수석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균 의원은 홍철호 수석에게 질문을 했다. "기자가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사과하신거냐? 라고 물었는데 대통령은 답변을 못 하셨다"라고 이야기 하며 "뭐 때문에 사과하신건가?"라며 질문 했다.
이에 답변하는 홍철호 수석의 답변이 이러했다. "그건 부산일보 기자다,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라고 우선 말했고 그리고는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중앙기자단은 일제히 성명을 내며 대통령실 3개의 기자든 모두 항의했다. "국민을 대신해 질문할 의무가 있는 기자가 대통령에게 한 질문을 정무수석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발언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 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홍철호 수석은 "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 라고 밝혔다.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또 사과를 했든 하지 않았던 홍철호 수석이 한 말이 어찌 보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인식일 수도 있다.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검찰 출신 대통령이 있고 검찰의 수직적인 모양이 대통령실로 그대로 이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홍수석이 이야기 한 내용은 "무례"라는 표현으로 보아 대통령이 또 한번 기자 회견 후 '극대노' 했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찌되었던 홍철호 수석은 사과를 했다. 대통령의 인식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정무수석은 사과 했다.
오늘 아침 어느 매체에 본 기사 중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대통령실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다고 한 한 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 행정관이 누구의 최 측근 중 한명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에 계속 있을 수 있었다고 하기도 하고, 또 음주운전과 행정관 업무와는 상관 없다는 실드를 치기도 했었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홍철호 수석의 사과와 음주운전 행정관의 사의표명에서 변화를 감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대통령실과 정부의 쇄신 차원에서의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쇄신이라는 것은 결국 국정동력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10%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정도의 지지율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고 하는 말까지 나왔다. 이제 국정 운영의 절반이 지난 시점인데 말이다.
홍철호 수석의 사과가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로 보여줄 수 있을려면 이번 인사에서 어느정도 쇄신을 보여주느냐가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총리 또는 비서실장, 정무수석 등이 윤석열 대통령은 필요해 보인다. 또 윤석열 대통령 역시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 의견을 받아 들일 준비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