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균 기자
[경제엔미디어=인원균 기자] 정말 당황스런 상황이다.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경기는 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다. 이틀이나 쉬고 다시 경기를 속개했지만 경기의 분위기는 그 당시가 아니다.
전혀 다른 경기가 펼쳐졌고 이렇게 경기는 끝나버렸다. 허무하게 경기를 내준 뒤 이어진 2차전, 그 경기에서도 여전히 1차전을 진 팀은 힘을 쓰지 못했고, 2차전도 그냥 쉽게 경기가 끝이 난다.
평범한 한 경기가 아니다. 무려 우승팀을 결정하는 한국시리즈, 단 7경기 뿐이 없고 이중 4승을 거두는 팀이 올 한해 성적을 결정 짓는 경기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1차전이었고,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심판은 비가 많이 온다며 중단 시켰다
그 심판의 판단은 아쉬움을 넘어 삼성라이온즈로써는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경기 시작때 비가 조금은 내리고 있었고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 또한 존재했다. 그리고 다음날도 비가 계속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또 기아는 선발투수 네일이 홈런을 맞고 내려갔지만 삼성의 원태인은 66구를 던지고 있었고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비가 오는 와중에 경기를 계속 됐고, 하필이면 김헌곤의 솔로 홈런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었고, 무사 1루와 2루에 주자가 생기자마자 심판진들은 경기를 중단 시켰다.
야구라는 경기는 흐름의 경기다. 흐름이 끊어지면 경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야구 중계를 보면 캐스터와 해설자가 '흐름을 가져왔다' '흐름을 빼았겼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한다. 그 흐름을 이틀 후까지 가지고 있을 팀과 선수는 없다.
KBO가 비가 오는데도 경기를 강행한 것은 소위 KBO 최고의 VIP 허구연 총재가 와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허구연 총재가 방문한 경기를 우천으로 끝낼 수 없었던 심판진은 경기를 강행했고, 잘못 하다 간 선수가 다칠 수도 있었다.
경기는 계속 되었고 팬들은 그 자리에서 비를 맞으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홈런을 허용해도 기아 홈팬들은 아쉬워 할 뿐 그자리에 있었고 무사 1, 2루가 되었을 때도 뜨거운 응원은 계속 되고 있었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2004년 삼성과 현대의 한국시리즈 9차전, 무승부로 경기가 3차례나 더 치뤄지고, 8회가 시작 되자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경기는 계속 됐다. 그렇게 처절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팬들은 모두가 환호했고, 결국 현대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누구도 그 경기를 중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바닥은 선수들이 달리지 못할 정도로 질퍽한 상태가 됐고, 선수들이 공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는 한국시리즈 9차전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 됐고, 승부는 9회말을 끝냈고 현대가 마지막 경기를 가져갔다. 이렇게 가져간 현대는 해태타이거즈에 이어 2번째로 연속 우승을 일궈낸 팀이 됐다.
2024년 한국시리즈 1차전은 중단되었고 이틀을 쉬고 경기가 속개 됐다. 경기가 계속 되더라도 1찿전의 승부는 알 수 없는 6회초 상황이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잡았던 삼성으로써는 분위기가 사라졌고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삼성으로써는 이 경기가 KBO의 장난 질로 느껴질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이 이번 사태에 대해 격렬한 말을 쏟아냈지만 전능한 KBO의 결정이라 번복 될 수는 없다.
그래서 과정이 신중해야 한다. 신중하지 못한 결정은 결국 어느팀은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