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순미 기자
▲OECD가 발간한 ‘불법무역과 한국경제’ 요약 보고서 표지 / 사진=특허청 제공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전 세계에 유통되는 한국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위조상품 규모가 97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5%에 달하는 수치로 위조상품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한국기업 위조상품의 대부분은 홍콩과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위조상품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품목은 전자제품(51%), 섬유ㆍ의류(20%), 화장품(15%), 잡화(6%), 장난감게임(5%) 등으로 나타났다.
OECD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법무역과 한국경제‘ 보고서를 3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우리 기업의 경제적 피해를 분석하기 위해 특허청이 OECD에 의뢰한 연구결과로, OECD가 한국기업 위조상품 유통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첫 사례다.
보고서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혁신적인 국가이지만, 국제적(글로벌) 가치사슬에 견고하게 통합돼 다양한 부문에서 위조상품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기업의 위조상품이 유통되면, 소비자들은 정품 대신 위조상품을 구입하게 되고 이는 결국 한국기업의 수출 등 국내외 매출, 제조업 일자리, 정부 세수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OECD는 위조상품 유통이 확산됨에 따른 한국기업의 국내외 매출 감소, 제조업 일자리, 정부 세수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산했다.
한국기업의 국내외 매출액 손실은 61억 달러(약 7조원)이며, 이는 제조업 전체 매출의 0.6%에 해당했다. 업종별로는 가전·전자·통신장비가 36억 달러로 가장 손실이 컸고, 자동차가 18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제조업 일자리 상실은 2021년에 13,855개로, 전체 제조업 일자리의 0.7%에 해당하는 수치다.
OECD는 정부 세수 측면에서도 2021년에 총 15.7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우리기업 위조상품 유통은 단지 개별기업 브랜드 이미지만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매출‧일자리, 세수 등 국가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다”면서, “이번 OECD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기업의 해외 지재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제엔=양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