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우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골목길로 사용되는 국유지에 대해 최소한의 유지보수를 한 경우 이를 무단 점유.사용으로 보아 변상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국가철도공단이 A지자체가 국유지를 무단으로 점유.사용했다며 A지자체를 상대로 부과한 변상금을 취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그간 해당 지자체는 주민들로부터 골목길에 대한 유지보수 요청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사실을 공단에 통보했다.
그러나 공단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지역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스스로 골목길을 정비하고 유지.관리해야 한다고 회신했다.
이에 지자체는 주민을 위해 해당 골목길을 유지.관리해 왔다.
그런데 철도공단은 지난해 11월 A지자체가 국유지를 골목길로 무단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다며 변상금을 부과하였고, 이후 A지자체가 부과받은 변상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며 연체료까지 부과했다.
이에 해당 지자체는 “그간 공단에 수차례에 걸쳐 국유지 관리를 촉구하였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이에 최소한의 유지보수를 한 것뿐인데, 이를 무단 점유.사용으로 보아 변상금을 부과한 것은 억울하다”며 지난 2월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해당 골목길은 1970년대에 들어서 공단이 인접 국유지를 주민들에게 매각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통행로가 형성되었고, 다른 대체 통행로가 없어 지역주민들은 이를 골목길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아울러 “지자체는 현실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외면하기 어렵고, 그간 공단이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A지자체가 골목길을 직접 유지관리해야 한다라고 여러 차례 밝혀 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며, “위와 같은 사정을 도외시하고 이제 와서 공단이 지자체에 변상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국민권익위 박종민 중앙행심위원장은 “본 사건은 관계기관 간의 분쟁으로서 그동안 당사자 간 형성된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중앙행심위는 관계 법령의 취지 및 사실관계 등을 면밀히 검토해 억울한 권익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제엔=윤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