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환 기자
▲ 갤러리범향 개관전 포스터 |
첫 전시회는 갤러리범향 개관전 ‘사랑의 열매와 함께하는 부산 청년작가 신년 선물전’으로 에스제이탱커 주최, 갤러리범향 주관, 예술법인 가이아 기획으로 2024년 1월 25일(목)부터 2월 25일(일)까지 한달간 개최된다.
촉망받는 부산 청년 화가, 조각가 등의 힘찬 새출발과 지역사회 공헌 동참, 후원하는 의미의 전시회로 갤러리범향의 시작을 함께 한다. 아티스트로는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부산 청년작가 김도연과 김종선, 김형준, 박경묵, 박영환, 배남주, 이기택, 이지훈, 정헌칠, 조은아, 최해인, 하지혜 등이 참여한다.
특히 초대작가로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창작 활동을 하는 서양화가 고석원 교수와 부산 출신으로 경기도 양평군에서 작업실 겸 비티에스(BTS) 알엠(RM)이 방문할 정도의 핫 플레이스 미술관을 운영하는 이재효 조각가가 함께 범향갤러리 출항을 축하한다.
1월 25일 오후 5시 오픈식에는 부산 청년작가 ‘작품 경매 이벤트’를 열어 판매 수익을 평소 사회 봉사활동을 실천해 온 박성진 대표의 의지처럼 ‘따뜻한 지역 공동체 만들기’에 사용하며, 이번 개관전시 수익금도 ‘사랑의 열매’에 기부할 예정이다.
박성진 범향갤러리 대표는 “미술을 잘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림을 보면서 삶의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 그러다 지역 작가들의 열정과 고민을 알게 됐고, 그들의 고민을 나누고 싶었고,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 갤러리범향의 문을 연다. 새로움을 꿈꾸고 공감하는 아트스페이스를 예술을 사랑하는 부산시민과 함께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에서 국제 해상운송 기업을 운영하는 박성진 에스제이탱커 대표이사는 작고한 선친께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했던 선행을 기억하며 나눔과 봉사에 눈을 떴고, 그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부친의 호로 ‘범향(凡香) 갤러리’라고 작명했다.
전시 서문, 범향만리(凡香萬里)
작년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놓고 일론 머스크와 엎치락 뒤치락 했던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평범한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LVMH 그룹은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주류회사 모에 헤네시(MoetHenessy)의 합병 회사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하던 그는 명품 매장이 들어서면 임대가 잘되고 건물 가치가 오르는 것을 알게 됐다. ‘브랜드의 가치, 콘텐츠 파워’가 부동산 시장에서의 성공 비법임을 발견했고, 이후 유명 명품 브랜드들을 사들여 세계 1위 부자로 등극했었다.
특히 예술의 힘을 마케팅에 접목한 그는 ‘지상 최후의 명품, 미술품’과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아트콜라보레이션 시대를 처음 열었다. 일본 화가 쿠사마 야요이 등과의 아트콜라보는 론칭 후 전 세계적으로 매진 행렬을 보였고, 이처럼 협업 컬렉션 효과는 엄청난 성공사례였다.
‘럭셔리 제국의 황제’ 아르노 회장의 아트마케팅이 ‘노인과 바다’라는 부산의 미래 문화관광 전략, 도시마케팅의 한 축임을 역설하고 싶다.
부산 출신 글로벌 경쟁력 조각가와 UAE 두바이 아트프로젝트 추진할 때, ‘코리아게이트’ 사건으로 유명한 로비스트 박동선 회장을 만났다.
대화 중 학창시절 화가를 꿈꿀 때 가장 좋아했던 ‘국민화가’와의 인연을 들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후원자였던 박동선 회장은 폐병에 걸린 가난한 화가의 도움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아무 조건없이 당시 25만원(현재 5000만원 상당 가치)을 병원 치료비로 지원했고, 병이 완쾌된 무명화가가 사무실로 찾아왔었다고 한다.
리어카 가득 자신의 그림들을 싣고 온 화가는 돈 대신 그림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는데, 대가를 바라고 후원한 것이 아니라며 사양했다고 한다. 어려우실 텐데 그림을 팔아 생활비에 보태라며 1점만 기념으로 선물 받고 다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 무명화가였던 박수근 화백은 현재 대한민국 근현대화가 중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최고가의 작가다. 호당(1호는 엽서크기)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고, 독특한 마티에르가 ‘화강암 질감의 한국적 그림’이라며 그를 평가하고 발굴한 건 외국인이었다.
심미안 없이 그림을 돈으로, 환금성으로 평가하는 그들만의 리그 미술품 투자 비법(?)에 ‘1000점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은 화가는 쳐다보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스토리를 듣고, 폐병으로 요절했다면 오늘날 박수근 화백의 명성과 성취가 있었을까를 자문했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에 박수근이라는 문화적 자산이 한국미술사에 없다면 끔찍한 일이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 선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경사가 있다)을 떠올리게 하는 오래된 벗이 있다. 부산예술을 사랑하는 국제 해운기업 에스제이탱커의 박성진 대표이사다.
선친께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셨던 선행을 기억하며 대학에서 야학교사 등으로 나눔과 봉사에 눈을 떴고, 해상 운송회사를 경영하면서도 직원들과 함께 연탄 배달(?)까지 하며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를 실천했다.
부산 최초로 10억원을 기부한 프레스티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며, 이러한 이웃 사랑 선행 등으로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대통령 표창 수상, ‘대한민국 해양인의 밤’에서 제1회 해양산업상 사회봉사상을 수상했고 상금은 부산 사랑의열매에 기탁했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친구는 부산 청년화가들 그림을 사주고, 전시회를 후원하는 등 ‘미술사랑’을 실행하기도 했다.
부산 중앙동에서 서면으로 사옥을 옮긴 박성진 대표는 작고하신 부친의 호로 ‘범향(凡香) 갤러리’를 출항한다. 첫 개관전도 ‘사랑의 열매와 함께하는 새해 부산청년작가 선물전’으로 벗이 걸어온 삶의 향기와 지향하는 방향성이 진하게 느껴진다.
미술의 역사를 쓰는 공공적 미술관과 미술품을 팔고 사는 상업적인 갤러리, 화랑 등이 가는 길은 다르지만 ‘미술품 투자는 문화 참여!’를 주창하는 입장에서 상호 보완, 필요충분조건이다.
메세나(Mecenat) 운동이란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말하는데,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메디치 가문처럼 부산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예술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서울 일극주의에서 벗어나 다양성이 역동적으로 꽃피는 코리아의 문화선진국 경쟁력. 이탈리아도 했듯 함께하면 ‘문화도시, 부산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작은 시작이지만 범향만리(凡香萬里)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