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를 대상으로 젠더갈등 인식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 군 입대를 앞두고, 여성은 대학생 등 학업 상태인 때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실시한 '청년층 젠더갈등의 경제적 요인 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 남성과 여성의 젠더갈등 인식 수준은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연구진은 여성가족부가 수행한 '청년 생애과정과 미래전망 실태조사'(2020년 10∼11월)에서 쓰인 20∼39세 남녀 표본 8천583개를 사용해 젠더갈등 인식을 조사했다. 젠더갈등 인식이 가장 심한 경우는 1, 반대의 경우는 0의 값을 부여했다.
그 결과 남성(0.39)보다는 여성(0.82), 30대(0.50)보다는 20대(0.68), 기혼자(0.46)보다는 미혼자(0.64), 유자녀자(0.46)보다는 무자녀자(0.62)의 젠더갈등 인식 수준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여성은 대학생 등 학업 상태(0.97)인 경우 젠더갈등 인식 수준이 가장 높았고, 뒤이어 경제활동(0.81), 아무 일도 안함(0.75), 가사노동(0.6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군 입대 대기 상태(0.55), 아무 일도 안 하는 상태(0.51), 학업(0.45), 경제활동(0.36) 순으로 인식이 높았다.
젠더갈등 인식 수준은 개인의 근로소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결혼확률과도 다소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녀 출산 의향에 대해 남성의 경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여성 표본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젠더갈등 인식 수준이 여성 표본에서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고, 여성 표본의 경우 젠더갈등 인식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확연하게 드러나므로 여성의 젠더갈등 인식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젠더갈등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양성평등 인식은 예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 2016년과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에서 15세 이상 국민(2016년 7천399명, 2021년 8천358명)을 대상으로 사회 전반, 교육 수준, 경제활동 참여, 의사결정 참여, 성별 고정관념 영역에 대한 남녀 평등 수준을 9점 척도로 물었다.
5점은 매우 평등, 1∼4점은 여성에 불평등, 6∼9점은 남성에 불평등하다는 인식을 나타낸다.
그 결과 '매우 불평등하다'는 응답은 모두 줄어들고(남성에게 매우 불평등 0.69%→0.57%, 여성에게 매우 불평등 2.37%→1.89%), '매우 평등하다'는 응답은 22.07%에서 35.25%로 높아졌다.
한국 사회에서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이 뚜렷하게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남녀 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는 특히 30대 이하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2016년에는 20대 이하 여성의 11.4%만이 우리 사회가 남녀 평등하다고 했으나, 2021년 26.2%로 크게 증가했다.
5년 후의 양성평등 전망에 대해서는 성별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더 불평등하고 향후 5년 후에도 그럴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8.1%로 가장 많았고, 남성은 현재도 양성평등하고 5년 이후에도 그럴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4.8%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최근 여성이나 남성에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뚜렷하게 감소했다"라며 "과거에 비해 젠더갈등이 심각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만 실제로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 면에서 한쪽 성이 불평등하다는 생각보다는 평등하다는 인식이 더 강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경제엔 윤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