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발, 이상 매도 물량에 8개 종목의 주가 폭락 사태가 주가 조작 의혹으로 번지며 금융당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서울가스·대성홀딩스·삼천리·선광·세방·다우데이타·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 8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70%가량 떨어졌고, 사라진 시가총액은 7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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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리 주가 급락 / 네이버 화면 캡쳐 |
다행히 이들 종목의 하락세는 멈췄지만 이번 주가 폭락 사태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주가 조작 사실에 대해선 알지 못한 채 ‘고수익 투자’라는 권유에 목돈을 넣었다가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투자컨설팅업체가 주도한 이번 주가 조작에 큰손과 연예인들 등 다양한 사람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수 임창정 씨와 1억 4천만 원을 맡겼다가 손해를 봤다는 가수 박혜경 씨를 비롯해 이동명 아난티그룹 전 회장 등이 이들에게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주가 조작 사실에 대해선 알지 못한 채 ‘고수익 투자’라는 권유에 목돈을 넣었다가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배경은 주가 조작 일당 중 연예인과 큰손을 투자자로 모집하는 인물 A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톱스타 전문 골프 프로라는 닉네임으로 서울 강남권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이동명 아난티그룹 전 회장이 이들에게 돈을 맡긴 것 역시 이같은 일환으로 보여진다. 앞서 아난티 그룹 이만규 대표는 "이중명 전 회장이 이번 주가 조작의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을 지난 수요일 오후 처음 알게 됐다"며 "부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모았던 자산을 모두 잃고 두문불출하며 울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부친 이중명 회장이 “주식에 대해서 전혀 지식이 없는 분”이며 “회사는 주가 조작 논란과 일절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증권사 오너의 연루 의혹도 제기됐다. SG증권과 차익결제거래(CFD) 계약을 체결한 키움증권의 오너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 2거래일 전 지분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과 키움증권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김 회장과 라 대표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주가 조작에서 보여진 CDF(차액결재거래)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CFD 거래는 투자자가 40%가량의 증거금으로 2.5배만큼 주식을 주문한 뒤 나중에 시세 차액만 정산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CDF는 현물 주식 없이 매수한 진입가격과 매도한 청산 가격의 차액만 현금을 결제하면 되는 파생계약이다. 예를 들면 일반 주식거래에선 1000만 원을 가진 사람이 10만 원짜리 주식을 산다면 현금매매로 100주를 살 수 있지만 CFD거래를 하면 1000만 원의 현금(증거금)이 2500만 원까지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증권회사가 1500만 원을 빌려주는 현태로 투자자는 10만 원짜리 주식을 250주까지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상 빚을 내 자산을 2.5배로 뻥튀기한 셈이 되는데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올라가면 이익도 증가해 문제가 없지만 주가가 내려가면 손실도 투자금 이상이 될 수 있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된다는 점이다.
이번 주가 조작 사태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도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에 일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8개 종목 모두 반등하면서 추가 피해 확산을 막고 있는 듯 하지만 “주가 조작 의혹으로 해당 종목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큰 타격을 받은 만큼 주가에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수사 당국은 금융 범죄 전문가를 총동원해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를 철저히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28일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제&=de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