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환 기자
▲서울 강남 납치·살해 사건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 유상원(왼쪽), 황은희(49) 부부. 서울경찰청 제공 |
[경제&=윤경환 기자]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ㆍ살해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구속된 재력가 부부 유상원(50)과 황은희(48)의 신상정보가 12일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위원 7명이 참여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 부부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 이경우 등과 사전에 범행을 공모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한 후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 인정된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하고 공범 피의자들의 자백과 통화ㆍ계좌내역 등 공모 혐의 증거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피의자가 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증거가 충분할 때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을 빚던 피해자 A(48) 씨를 납치·살해하라고 이경우(36)에게 지시한 혐의(강도살인교사)로 지난 5일과 8일 각각 검거돼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의 대가로 주범 이경우에게 7,000만 원을 전달했고, 사건 발생 직후 유상원이 이경우를 두 차례 만났고 피해자의 가상화폐 계좌를 열어본 정황도 확보했다. 가상화폐 투자에 성공해 자산을 불린 것으로 알려진 유 씨 부부는 2020년 투자한 P코인 실패의 책임을 두고 피해자와 민·형사 소송을 치르며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수사를 마무리 하고 오늘(13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유 씨 부부의 지시를 받아 지난달 29일 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ㆍ살해하고 이튿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이경우(36), 황대연(36), 연지호(30) 등 3인조는 지난 9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