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환 기자
[경제&=윤경환 기자] 한일 정상회담이 일본에서 열리고 있다. 12년만의 대통령의 일본 방문으로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으니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만찬에 무슨 음식이 올라왔고, 만찬후 또 이동해 100년이 넘은 오므라이스 노포에 들러 또 다시 식사를 하는데 저녁만 2번 먹는게 말이 되냐?는 말 부터 도착부터 저녁 시간까지 이래적으로 두 정상이 함께 움직인다는 등 수없이 많은 말이 나왔다.
모든 정상회담에서는 사전 조율을 하고 난 후 일종의 포퍼먼스 같은 것이다. 양국간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는 영원한 동맹이니 혈맹이니 하는 조사를 붙인다. 그리고는 a국은 어떤 걸 얻었고, b국은 어떤 걸 얻었다. 양국 모두 윈윈한다 등등 수없는 말이 쏟아진다.
우리나라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앞서 12년동안 일본을 방문하지 못했던 가장 큰 걸림돌인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 징용에 대한 해법이 없는 상태였다. 일본 기업(일본제철, 미쓰비시 중공업 등)에서는 우리 징용 근로자에 대해 배상 의무를 행하지 않았다. 이미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다 정리가 됐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인 이 문제를 우리 정부에서는 우리가 먼저 나서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하고 일본 기업들과 추후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러한 입장을 받아 들이지 못했다. 일본의 직접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문제를 정부측에서 먼저 풀어줬으니 일본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된 다음에야 이제는 우리 내부의 문제로 돌려줬다.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더 받아내지 못했다며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해법을 우리가 줬다면 일본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우리에게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피해자들에게 대한 답변은 없다.
어제 정상회의 직후 일본 정부측에서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선언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전 일본 측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존재 한다. 극우 정부가 있었기도 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김대중-오부치 담화에 방점 찍은 듯 해 보인다.
양국은 전체적인 관계 개선에 방점을 찍은 듯 하다. 경제문제와 안보문제 등 한일간의 갈등이 생긴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강제징용에 대한 해법에서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먼저 일본에 손을 내미는 격이긴 하지만 일본 역시 관계개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안보분야에서는 지소미아(북한 위협에 대한 상호 정보교류)의 완전한 정상화와 양국의 안보회의 등의 정상화를 선언했고,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풀고 WTO제한건에 대한 철회,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 할 예정이고,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에 대한 논의, 셔틀외교 복원 등 양국의 관계 개선에 대한 내용이 주요 내용이다.
이번 회담에서도 결국 풀지 못할 내용은 일본의 강제 징용 문제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이번 정부에서는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파트너십을 만들어 경제적으로나 외교,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의 과제를 풀어 낼 수 있다지만 다음 정부에서는 일본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설정 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그렇다면 결국 강제징용피해자들을 어떻게 설득 할 것인가에 대해, 그 분들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할 것인가에 대해 지금의 접근 방식이 아닌 더욱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살아계신 분들과 또 고인이 된 가족들의 입장이 다를 수도 있고, 양측의 요구가 다를 수도 있지만 그분들에게 진심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법률적인 접근이 아닌 정부 입장을 진정성을 담은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접근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