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보성 오봉산 용추동과 칼바위 일원/사진=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전라남도의 대표적 경승지인 「보성 오봉산 용추동과 칼바위 일원」과 「여수 거문도 수월산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각각 지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지역 고유의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보성 오봉산 용추동과 칼바위 일원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동국여지지』 등 여러 지리지에서 오랫동안 경승지로 기록된 곳이다. 등산로를 따라 풍혈지(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지형), 칼바위 등 독특한 암석 경관이 이어지며, 정상에서는 남해안 득량만의 해안 풍광이 탁 트이게 펼쳐진다. 용추동 계곡의 용추폭포와 울창한 숲은 자연미를 더하며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다.
오봉산 일대에는 칼바위 마애불상, 개흥사지 등 불교 신앙 유적과 여제(厲祭) 봉행 기록이 남아 있어 종교·민속적 가치도 크다. 또한 과거 우리나라 온돌문화의 핵심 재료인 구들장을 채취하던 곳으로, 채석지와 이를 실어 나르던 우마차길이 남아 있어 자연유산과 산업유산의 복합적 의미를 갖춘 점이 특징이다.
한편 여수 거문도 수월산 일원은 목넘이를 지나 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중심으로 동백나무숲이 빽빽하게 형성돼 있어, 개화 시기에는 특히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숲 사이로 드러나는 기암괴석의 해안 풍광과 서해로 지는 낙조는 방문객들에게 인상적인 경관을 선사한다.
탐방로 끝자락 절벽에 자리한 거문도등대와 관백정(觀白亭)에서는 명승으로 지정된 여수 상·하백도와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 수월산은 남해안의 대표적 조망 명소로 꼽힌다. 거문도는 역사적으로 남해 방어체계의 중심지였으며, 1885년 거문도 사건 및 남해안 최초의 등대 설치 등 근대 해양사와 국제정치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동백나무, 돈나무, 광나무 등 남부 해안 특유의 식생과 동박새, 흑비둘기 등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 역시 높게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두 지역의 고유한 자연유산 가치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해 지역 문화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