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우 기자
▲순천 송광사 팔상도 ‘도솔래의상’ /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
국가유산청이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국보 지정은 지난 5월 17일 국가유산청 출범 이래 첫 사례이다.
200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이십여 년 만에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일괄로 제작한 불화로,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팔상도는 석가모니의 생애에서 역사적인 사건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로, 팔상은 불교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공유되는 개념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각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월인석보(月印釋譜)’의 변상도를 차용한 팔상도가 제작되다가 후기에 접어들면서 ‘석씨원류응화사적’에서 제시된 도상으로 새로운 형식의 팔상도가 유행하였는데,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순천 송광사 팔상도이다.
변상도(變相圖)는 불교경전 내용이나 교리를 알기 쉽게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이다.
현재 송광사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화기를 통해 1725년(조선 영조 1)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義謙) 등 제작 화승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한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괄로 일시에 조성해 봉안한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확인되며, 팔상도만이 아니라 영산회상도까지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해 하나의 개념 속에 제작된 일괄 불화로서 완전함을 갖추고 있다.
또한,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수화승 의겸의 지휘 하에 영산회상도를 중심으로 팔상도 각 폭이 통일된 필선과 색채를 유지하면서, 수많은 화제로 구성된 팔상의 인물들은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전각 및 소나무 등을 이용해 공간성만이 아니라 사건에 따른 시공간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에 있어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행정의 자세로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엔=윤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