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철 기자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매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수준 추이를 파악하고,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전체 학생의 약 3%(2만7606명)를 표집해서 실시하는 평가이다.
2022년부터는 컴퓨터 기반 평가(CBT) 방식을 도입하여 운영하며, 국어·수학·영어 3개 교과와 정의적 특성, 사회·정서적 역량, 진로역량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학교 국어와 고등학교 수학에서의 성과 향상이다. 중학교 3학년 국어 과목에서 3수준(보통학력) 이상을 달성한 학생 비율은 전년도보다 5.5%포인트 증가한 66.7%를 기록했으며, 고등학교 2학년 수학 과목의 1수준(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6.6%에서 12.6%로 4.0%포인트 감소했다.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
이는 국어 학업성취도는 상승하고,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별 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학생이 국어와 영어 전 과목에서 남학생보다 높은 성취도를 보였으며, 기초학력 미달 비율 역시 남학생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
예를 들어 중학교 3학년 국어에서 여학생의 3수준 이상 비율은 74.5%였으나, 남학생은 59.4%에 그쳤다. 특히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두 배 이상 높아 성별 학업 격차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 학력 차이도 중학교에서 두드러졌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모든 교과에서 대도시 학생의 성취도가 읍·면 지역 학생보다 높았으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읍·면 지역이 대도시에 비해 최대 두 배 이상 높았다. 다만 고등학교 2학년에서는 지역 간 성취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에서는 정의적 특성 및 사회정서 역량도 함께 조사됐다. 중학생의 경우 국어 자신감과 영어에 대한 학습 의욕, 가치 인식 등 정의적 특성 지표가 전년보다 낮아진 반면, 교과에 대한 '가치 인식'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됐다.
전반적으로 성취수준이 높은 학생일수록 자신감, 흥미, 학습의욕 등 정의적 특성이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예를 들어 중학교 3학년 수학 과목에서 3수준 이상 학생의 자신감 비율은 51.6%였으나, 1수준 학생은 21.5%에 불과했다.
사회정서 역량에서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협업, 갈등해결, 회복탄력성 등의 주요 지표에서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모든 사회정서 영역에서도 성취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더 높은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진로역량 조사에서는 중3과 고2 모두 진로탐색 역량은 전년 대비 상승했으나, 진로설계 역량은 하락했다. 특히 중학교 3학년의 진로설계 ‘높음’ 응답 비율은 60.6%에서 52.3%로 감소했고, 고등학교 2학년도 72.0%에서 65.8%로 줄어들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진로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 개정 및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천홍 교육정책관은 “중학교 국어와 고등학교 수학에서의 긍정적 변화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다만 정의적 특성과 사회정서 역량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학생의 흥미와 동기를 높이고, 지역 간 학력 격차 해소 및 중학생의 사회정서 역량 향상을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장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