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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등 10건, 첫 ‘예비문화유산’ 지정 - 근현대사 품은 새로운 문화유산 제도 출범
  • 기사등록 2025-11-12 10: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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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2024년 9월 15일 시행)에 따라 문화유산위원회 근현대분과 소위원회가 제1차 예비문화유산 10건의 선정안을 가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예비문화유산은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향후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근현대 유산을 대상으로 지정된다. 제도 도입의 목적은 훼손과 멸실을 방지하고, 지역사회 문화자원을 미래세대의 유산으로 이어가기 위함이다.

 

이번에 선정된 10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과 사건, 시대적 이야기를 담은 상징적 유물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는 김 전 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인권 증진, 남북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노벨평화상의 실물이다. 민주주의 발전사와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또한,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무소유》의 저자 법정스님이 1975년 송광사 불일암을 짓고 이듬해 직접 제작해 수행에 사용한 의자다. 스님은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외딴섬에 갇혀 인생을 되돌아보는 모습에 착안해 이 의자에 같은 이름을 붙였다. 수행과 성찰의 철학이 담긴 상징적 유물이다.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는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1976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의 치료와 간병에 사용한 도구들로, 헌신과 인류애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업과 생활사를 보여주는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도 포함됐다. 1982년 의성 주민과 국내 기업이 협력해 만든 이 기계는 당시 국내에서 유일한 완전형 자동 성냥 제조기로, 1980~90년대 지역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 역시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의 유품은 한국 민주화의 상징물로 평가받는다.

 

체육 분야에서는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과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기념물」이 선정됐다. 양정모 선수의 금메달은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체육사에 한 획을 그은 기록이며,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기념물은 남북이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던 역사적 순간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한국남극관측탐험대 및 남극세종과학기지 관련 자료」,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 등이 포함됐다. 남극 탐험 자료는 한국이 1980년대 극지 연구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의 증거이며, 1977년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는 한국 산악사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 ‘굴렁쇠 소년’으로 알려진 퍼포먼스 관련 유물은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상징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가결된 10건에 대해 관보 고시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이후 해당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와 협력해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임박한 유물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와 등록문화유산 지정 검토를 추진해,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선순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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