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25일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2025년 2분기 매출 5조5654억 원, 영업이익 492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2.0% 급증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미지=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번 실적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액 공제 혜택 4908억 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2분기 실제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정책 변동성에 따른 수요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의 영향에도, 북미 생산 확대 및 원가 절감 노력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북미 관세·OBBBA 등 정책 변화…현지 생산 능력 ‘핵심 경쟁력’ 부상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사업 전략과 정책 대응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미국의 전방위적인 관세 강화와 대규모 감세법안(OBBBA) 시행이 핵심 변화 요인으로 부각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전기차용 73%, ESS용 41%의 고관세가 부과되는 가운데, 미국 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업 기준에 ‘금지 외국 단체(PFE)’ 조항이 새로 적용됐다. 이에 따라 중국 등 PFE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관련 투자가 사실상 차단되는 분위기다.
EU 역시 8억5000만 유로 규모의 역내 배터리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영국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개하며 자국산 전기차 수요 확대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단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제약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AI 및 자율주행 기술 확산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中 체리기차와 46시리즈 공급 계약…미국 LFP ESS 본격 양산
2분기에는 전략적 수주 및 생산 성과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체리기차와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 중국 OEM과의 첫 대형 원통형 배터리 계약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는 기술력뿐 아니라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또한,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기반 ESS용 롱셀의 양산에 돌입해, 북미 현지 ESS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토요타통상과 함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자원 순환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 핵심 실행 과제 발표…“운영·사업·기술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실적 개선 흐름 유지를 위한 3대 실행 과제(Action Plan)로 △운영 △사업 △기술 측면의 전략을 제시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ESS 및 중저가 신규 배터리 양산을 확대하고,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는 한편 고정비 절감과 공급망 효율화를 추진한다.
사업 측면에서는 북미 지역 ESS 수요 확대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17GWh, 2026년까지 3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미드니켈·LFP 제품 양산을 본격화한다.
기술 혁신도 이어간다. EV용 LFP는 건식 전극 공법을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신규 케미스트리 LMR은 에너지 밀도를 기존 LFP보다 30% 이상 개선해 2028년 차세대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 10분 내 충전 기술도 같은 시기에 상용화되며, 올해 안으로는 오창 공장에서 건식 전극의 양산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는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실적을 거뒀다”며,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실현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