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착수했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14일, 계열사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외 식품 계열사 4곳을 하나의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조 재편은 분산돼 있던 식품 사업 역량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동원산업은 동원F&B 주주에게 자사 보통주 신주를 1:0.9150232의 비율로 교환해 지급할 예정이며, 교환 후 동원F&B는 비상장사로 전환된다. 주식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됐으며, 주주총회는 오는 6월 11일 잠정 개최된다. 주식 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조치를 통해 동원산업은 동원F&B를 포함해 동원홈푸드, 미국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Starkist), 세네갈의 식품 가공사 스카사(S.C.A SA) 등을 하나로 묶는 글로벌 식품 디비전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룹 전체 식품 부문에서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기준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분산돼 있던 R&D 조직은 ‘글로벌 R&D 센터’로 통합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현재 0.3% 수준인 연구개발비 비중도 2030년까지 1% 이상으로 확대된다. 스타키스트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 공략도 가속화되며, 동원F&B와의 콜라보 제품 및 통합 R&D 기반 신제품 출시가 계획돼 있다.

이와 함께 세네갈 소재 자회사 스카사(S.C.A SA) 및 어획회사 캅센(CAPSEN.SA)과의 협업을 통해 중동 및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동원F&B 단독으로는 어려웠던 대형 M&A도 동원산업 주도로 추진돼 글로벌 확장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주식교환은 ‘중복 상장’ 문제를 해소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중복 상장은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과 함께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동원그룹은 선제적으로 이 구조를 정비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 친화적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동원F&B 소액주주는 동원산업의 주주로 편입되며, 더 높은 배당금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동원F&B는 주당 800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동원산업은 1100원을 배당 중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식품 사업 확대와 기업 투명성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과 함께 주주 환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