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사진=IPC 제공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2% 성장하며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증가와 내수 회복, 설비투자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경제성적표가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3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이어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난 의미 있는 성과다. 앞서 우리 경제는 4분기 연속 0% 내외 정체를 보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민간 소비심리 위축으로 -0.2% 역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심리 회복으로 0.7% 성장하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지만, 상반기 전체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기재부는 “이번 분기 성장의 핵심 요인은 민간 주도의 경제구조 전환”이라며 “수출 선방과 내수 회복이 맞물리며 재정의 마중물 효과가 민간 투자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소비쿠폰 지급과 추경, 증시 호황에 힘입어 1.3% 증가하며 3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소비심리지수는 6개월 연속 장기평균(100)을 웃돌며 3년 5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기계류 중심 회복세가 두드러지며 전분기 대비 2.4% 증가,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정부는 이를 향후 성장잠재력 확대의 긍정적 신호로 평가했다.
건설투자는 -0.1%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수주 실적 개선으로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됐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1.5% 증가하며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가 견조했고, 기존 서버 교체 수요 증가로 범용 반도체도 강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기계·자동차 중심으로 1.3% 증가하며 내수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가 반영됐다. 정부는 향후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와 성장잠재력 확충 정책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기재부는 ‘AI 대전환·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와 ‘생산적 금융’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해 민간 주도의 구조적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한편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하며 경제 회복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기재부는 “상법 개정과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새 정부의 자본시장 신뢰 강화 정책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는 6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약 20조 원이 이어졌으며, 9월 이후에도 12조 3000억 원 이상 추가 유입됐다. 10월 27일 기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 주가수익비율(PER)은 18.4배로 여전히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하다며 목표주가 상향과 저점 매수 전략을 제시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34.9%로 장기평균 35.0%를 밑돌아 추가 자금 유입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등으로 기업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