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핀테크 선도기업 웹케시가 9년 전 전면 중단했던 시스템 통합(SI)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 다만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운 ‘AI 기반 차세대 금융 SI’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이다.
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은 최근 “AI 프로젝트에 한해 SI 사업을 재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2016년 ‘수주 중심의 비효율적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며 SI 사업 철수를 선언한 지 9년 만이다.
웹케시가 SI 철수 9년 만에 AI 기반 차세대 금융 SI 재진출을 선언한다.
웹케시는 오는 하반기부터 과거 국내 70% 이상의 은행에 제공했던 e금융 SI를 AI 프로젝트 형태로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음성이나 텍스트만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한 ‘AI Agent 뱅킹’을 통해 고객 편의성과 운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웹케시의 AI Agent 뱅킹은 자연어 기반의 대화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복잡한 UI 없이도 대화하듯 금융 거래를 처리할 수 있어, 기존 인터넷·스마트뱅킹보다 훨씬 간편하다.
이 시스템은 AI 플랫폼 전문가와 LLM(초거대 언어모델) 전문가 등 20명 내외의 소규모 팀이 6개월 이내에 구축할 수 있으며, 구축 비용은 기존 대비 1020%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시스템 대비 인력 투입과 예산을 80~90%까지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기존 뱅킹 시스템을 수정하지 않고도 도입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웹케시의 전용 AI 플랫폼에 은행 고유의 금융 데이터를 학습시켜 빠르게 적용 가능하며, 서비스 중 발생하는 오류나 보완점은 자동으로 기록되어 지속적인 고도화도 가능하다.
웹케시는 OpenAI의 ChatGPT가 공개되기 전인 2021년부터 이미 AI 금융 기술 개발에 착수해왔다. 그간의 시행착오와 기술 축적을 기반으로 최근 자사 주요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단순한 시스템 구축을 넘어선다. 웹케시는 과거 △편의점 ATM △가상계좌 서비스 △기업 전용 인터넷뱅킹 △자금관리시스템(CMS) △국가 연구비 관리 시스템 등 국내 B2B 핀테크 역사에서 굵직한 성과를 남겨왔다. 이번 AI SI 역시 그 연장선에서, 타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수준의 기술력과 경험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석창규 회장은 “금융 서비스는 창구에서 인터넷, 스마트뱅킹으로 진화해왔듯, 이제는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며, “향후 2~3년 내 AI Agent를 통한 금융 거래량이 모든 기존 채널을 합친 것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웹케시는 과거 NH농협,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을 포함해 지방은행, 제2금융권까지 총 70% 이상의 금융기관에 e금융 SI 서비스를 제공해온 바 있다. 웹케시는 이러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AI 뱅킹 시대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