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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조선 왕실 사당 ‘관월당’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계기, 일본 고덕원과 협업 통해 국내 기증 성사
  • 기사등록 2025-06-24 09: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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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월당’ 부재를 한국으로 정식 양도하는 기증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는 관계자들 (왼쪽부터) 사토 다카오 고덕원 주지,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왕실의 사당 건축물로 추정되는 ‘관월당(觀月堂)’이 약 100년 만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번 귀환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문화유산 협력의 결실로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하 국외재단)은 6월 23일, 일본 가마쿠라시에 위치한 사찰 ‘고덕원’과 약정을 체결하고, ‘관월당’ 건축 부재 일체를 정식으로 양도받았다고 밝혔다. 관월당은 보존과 복원을 위해 해체된 상태로 한국에 이송됐으며, 현재 파주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관월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목조 맞배지붕 단층 건물로, 조선 후기 왕실 사당 양식을 지니고 있다. 정교한 조각과 장식이 돋보이며, 특히 파련대공·안초공·초엽·초각 등 궁궐 건축에서 나타나는 구조 및 문양 요소들이 확인되었다. 다양한 형태의 암막새 기와 중 용문(龍文) 등도 발견되어 왕실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관월당은 본래 서울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1924년 조선식산은행이 일본인 스기노 기세이(1870~1939)에게 증여한 이후 일본으로 반출됐다. 이후 스기노는 건물을 도쿄로 옮긴 뒤, 1930년대 고덕원에 기증했다. 고덕원은 관월당을 관음보살을 모시는 기도처로 사용해 왔다.

 

관월당의 국내 귀환은 고덕원 주지 사토 다카오의 주도적 결단에서 비롯됐다. 그는 “관월당은 그 유래지인 한국에서 보존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라 판단했다”며 기증 의사를 밝혔고, 이후 국가유산청과 국외재단이 수년간의 연구·조사 및 협의를 거쳐 이번 반환을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전통건축 전문가들이 참여한 공동 조사 및 기록화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건물의 구조와 단청, 문양, 안료 성분까지 다층적으로 분석되었다. 분석 결과, 관월당은 18∼19세기 조선 왕실 사당으로서 격식을 갖춘 건축물로 평가된다. 단청 역시 운보문(雲寶紋), 만자문(卍字文) 등 다채로운 문양으로 장식되어 궁궐 단청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다만, 2024년 해체 시 상량문 등 직접적인 건립 기록은 발견되지 않아, 본래의 명칭이나 위치, 배향 인물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한편 관월당은 일본 이건 과정에서 구조 일부가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산 안산암·응회암이 사용된 기단, 화방벽 및 덧지붕 등의 건축 요소가 조선 양식과 상이했다. 이는 일본 내 재조립 당시 변경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토 다카오 주지는 관월당의 해체 및 운송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며 협업 프로젝트 전 과정에 적극 협조해 귀환을 도왔다. 그는 “한일 공동 연구를 통해 관월당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분명히 확인했다”며, “이제 관월당이 본래의 장소에서 그 가치를 온전히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번 관월당의 귀환은 문화유산을 매개로 양국 간 신뢰와 협력의 모범을 보여준 사례”라며, “광복 80주년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월당은 학술 연구와 보존·활용을 통해 국민 모두가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덕원은 관월당 기증 외에도 한일 간 문화유산 학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기금을 마련해 국외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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