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서울 도심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이 산림미생물, 특히 균류의 다양성 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홍릉숲에서 국내 미기록종을 포함한 다양한 균류가 서식하고 있음을 밝혀내며, 이 숲이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홍릉숲은 지난해 국토녹화 50주년을 맞아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중 하나로, 서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산림보전형 명품숲으로 지정됐다.
1993년부터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이 숲은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는 산림과학연구시험림으로, 현재 목본 1224종, 초본 811종 등 다양한 식물종이 자생하고 있다.
그동안 식물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주목받아온 홍릉숲은 최근 들어 균류 연구의 중심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산림과학원이 수집한 94개의 목재부후균 표본 중 32종이 서로 다른 균류로 동정되었으며, 이 중 5종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미기록종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한국균학회지 제53권에 게재됐다.
홍릉숲에서 발견된 댕구알버섯/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홍릉숲에서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댕구알버섯과 국내 최초 발견 종인 흰바구니버섯, 홍릉낙엽버섯 등을 비롯해 느타리, 팽이, 불로초(영지) 등 친숙한 버섯들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는 현재까지 자생 버섯 80여 종, 190균주를 수집‧보존하고 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생태·유전적 특성은 물론 생리활성 물질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박응준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 과장은 “균류는 생태계의 분해자일 뿐 아니라 식물과의 공생 및 병원균 역할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물군”이라며, “기후위기 시대에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산불피해지 복원, 송이산 회복, 지역경제 기여 등 실용적 연구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릉숲은 오늘날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도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지키고, 미래 산림 과학 연구의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