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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가는 섬 여행, 남해
  • 기사등록 2025-04-26 07: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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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리 방조림이 내려다보이는 마늘밭/사진=정윤배 작가우리가 알고 있는 남쪽 바다, 남해는 국제법상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 수로 기구는 해당 수역을 포함한 인근의 해역을 동해와 황해로 구분하고 있고 남해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 국제 수로 기구의 구분에 따르면 전라남도 해남군의 남단을 기준으로 동쪽은 동해에, 서쪽은 황해에 속한다. 제주도의 남쪽 연안을 경계로 동중국해와 맞닿아 있다. 1997년 국립수산진흥원이 발간한 《한국해양편람》은 울산광역시의 태화강 하구 방어진항를 동해와의 경계로 하고, 전라남도 진도군의 진도를 서쪽 경계로 하여, 황해와 구분하는 해역을 남해로 정의하였다. 한편 기상청은 국립해양조사원과 같이 서해와 남해의 경계를 전라남도 해남 반도 남쪽 끝으로 정하고 있지만, 동해와 남해의 경계는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의 해안 경계점으로 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부산항에서 진도 사이의 다도해와 제주도 연안을 포괄하는 영역을 가리킨다.

 상주해수욕장매스컴에서 듣는 지역 이름인 남해안은 실재하지만 국제법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정받지 못 한 남해라는 지명은 신라시대부터 존재해왔다.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에 이어 5번째로 큰 섬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남해의 절경이 펼쳐지는 연육교인 남해대교나 노량대교까지 꼬박 6시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남해라고 하는 단어는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6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운전이라 아득한 거리다. 5대 도서지방과 비교해서 산악지대의 분포도가 가장 많은 곳으로 도로가 꼬불꼬불하고 산악지대인 탓에 확장이 용이하지 않아 도로의 선형도 예전 그대로이다. 강원도 산길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고목이 어우러진 바닷가남해의 멋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원도 못지않은 굽이굽이 산굽이, 커브를 돌 때마다 바다를 보는 빛의 입사각이 달라 변화무쌍한 바다 빛을 볼 수 있는 곳이 남해다. 아니 행정구역상 명칭으로 얘기하자면 남해군이고 연육교로 이어지기 전에 이름이라면 남해도이다.

 

필자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해안절벽을 가보지 못했지만 높은 해안절벽에서 보는 바다의 그 아름다움은 많이 보아왔다. 남해로의 여행의 백미는 그 높고 꼬불탕 거리는 도로 위를 달리면서 보는 푸른 바다, 바로 그것이다. 남해는 언제 가면 딱 좋으냐 물으신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답해줄 수 있다. 푸른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뿌려진 듯 수놓아진 바다.

 남해 바닷길 탐방로와 간척지한국의 바다를 접한 드라이브 여행은 언제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우측 차선이 한 차선 바다 쪽에 가깝지만 그 한 차선 차이의 체감은 시계방향으로 돌 때와 상당히 차이 난다. 그 체감은 한 차를 타고 있어도 운전석 쪽에서 보는 바다와 조수석에서 보는 바다와는 또 다른 차이가 난다. 여행을 할 때 언제나 운전대를 잡고 있다 피곤을 이유로 운전대를 내어 주고 조수석에서 본 바다는 이제까지 운전을 하며 봤던 바다와 비교할 수 없는 큰 감흥을 일으킨다.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 어찌해야 할까? 전망이 좋은 곳에서는 무조건 쉬어간다. 이때는 반드시 교행하는 차량의 안전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여의치 못한 남해군 해안도로에서는 마음 놓고 주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하다. 바다를 접한 전망대나 주차공간이 확보된 곳이라면 꼭 쉬었다 가자.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산비탈도 올라보고 밭이랑도 걸어보면 같은 공간을 달렸어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고, 여행의 깊은 맛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여행이 된다. 

 

이때 함께 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음악.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가장 성공할 수 있는 음악은 고전음악이다. 음악과 경치가 맞아떨어지면, 눈앞에 명화극장의 배경이 펼쳐진다. 그렇게 음악과 함께 하다 정말 좋은 곳이 나타나면 음악소리도 소음이다. 바다, 바람, 새, 자연이 주는 소리를 듣는 시간.

 남해의 유채꽃

지금 달리면 딱 좋은 남해군의 드라이브 코스라면 다랭이 논으로 유명한 가천마을 가는 길과 물건리 방조림이 내려 다 보이는 독일인 마을 찾아가는 길이다. 이 코스는 사시사철 좋지만, 그래도 손에 꼽는다면 바로 지금 유채꽃이 주단을 깔아 놓은 듯 펼쳐진 요즈음이다.

 가천마을의 음양석

산비탈 다랭이 논에 유채꽃이 활짝

다랭이 논이 있는 가천마을은 꼭 차를 내려 해식암이 부서져 자글거리는 해안가 바위까지 내려가 보자. 거기서 보는 다랭이 논은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가천마을 안에는 전국에서도 그 생김새가 절묘해서 깜짝 놀라게 되는 음양석을 볼 수 있다. 음양석과 함께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밥무덤이라는 곳이 있다. 밥무덤 앞에 가면 그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있어 여기서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남해를 구석구석 들러 보려면 자세한 안내지도를 참조해 3박 4일도 모자라다. 콕 짚어 다랭이논 가천마을과 독일인 마을에서 보는 물건리 방조림만 제대로 마음에 담고 와도 남해로의 인상 깊은 여행으로 두고두고 남게 된다.

 

[여행작가 정윤배 / ochet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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