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팀
사진=경제엔미디어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 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이해인 / 수녀, 시인
먼발치 산등성에는 아직도 채 녹지 않은 눈이 있지만
어느덧 봄기운이 한 움큼 느껴지는 주말입니다.
휴식 뒤에 맞이하는 다음 주는 아마도 따스한 햇살에
파릇한 새싹들이 기지개를 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