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이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에 따라 해당 복합물이 전립선 건강을 위한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으며, 수입 원료 의존도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경희대, 세브란스병원, 동탄성심병원, 산업체와 함께 2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국내산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이 전립선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음을 인체적용시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립선 비대증 예방 및 개선을 위한 국산 건강기능식품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나 밤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게 되는 야간뇨,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이 여럿 개발돼 있지만, 한해 시장 매출액의 87%(367억 원)를 차지하는 원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전립선 증상이 있는 만 40~75세 남성 10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쪽에는 참당귀와 황기 추출물을 2대 1로 섞은 복합물을 하루 0.6g씩, 다른 쪽은 가짜 약(위약)을 각각 12주씩 섭취케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복합물을 섭취한 그룹의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 총점이 26% 감소한 반면, 위약 그룹은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잔뇨감 점수는 복합물 섭취 그룹에서 37% 줄어든 반면, 위약 그룹은 오히려 9%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야간뇨 등의 증상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이 같은 효과는 인체적용시험에 앞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 참당귀·황기 복합물을 먹인 실험동물은 전립선 무게가 39% 줄었고, 전립선 성장 관련 인자가 유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참당귀·황기 복합물이 5-알파 환원효소 활성을 억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5-알파 환원효소는 전립선 비대를 유발하는 호르몬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생성한다. 실제로 전립선 비대증 처방제 피나스테라이드도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참당귀·황기 복합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11월 ‘전립선 건강’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제2024-28호)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에 게재됐으며, 농진청은 원천 기술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제품 생산에 앞서 원활한 원료 수급을 위해 기술이전 업체와 협력 중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153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우리 참당귀·황기 복합물로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 생산 기반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
한편 참당귀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로 피를 만드는 효능이 좋고, 황기는 콩과 식물로 땀을 막고 기운을 나게 해 한약재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약재로 알려져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경제엔미디어=박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