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기자
기아 EV9/사진=기아 제공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이 독일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가 최근 실시한 전동화 SUV 비교 평가에서 볼보 EX90을 제치고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아우토 빌트는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발행되는 매체로, 유럽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며, 차량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번 평가는 특히 의미가 크다. 비교 대상인 EV9과 EX90은 각각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 ‘2025 세계 올해의 럭셔리 자동차’로 선정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평가는 △바디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커넥티비티 △친환경성 △경제성 등 총 7개 항목에 걸쳐 진행됐으며, 기아 EV9 GT-line(AWD)과 볼보 EX90 트윈 모터 AWD 모델이 맞붙었다.
EV9은 바디, 파워트레인, 경제성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나머지 항목에서도 대등한 평가를 받으며 총점 589점을 기록, EX90(571점)을 앞섰다.
특히 EV9은 310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 공간과 2열 독립 시트, 2393L에 달하는 적재 공간을 확보해 유럽 시장의 실용성 기준을 만족시켰다.
파워트레인 항목에서는 주행 품질, 응답성, 최고 속도, 전비 등 다양한 항목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주행 테스트 결과 EV9은 0→100km/h 가속 5.2초, 80→120km/h 가속 3.5초를 기록해 각각 5.8초, 3.7초를 기록한 EX90을 능가했다.
EV9의 가벼운 차체(약 120kg 차이)와 고효율 전동화 시스템이 EX90보다 낮은 최고 출력(385마력 vs. 408마력)에도 불구하고 더 뛰어난 가속 성능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실주행 전비 측정 결과에서도 EV9은 27.9kWh/100km를 기록해 EX90의 33.5kWh/100km보다 약 20% 더 효율적이었다. 아우토 빌트는 EV9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특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충전 속도 또한 EV9이 앞섰다.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 210kW 충전 속도를 지원하는 EV9은 10%에서 80%까지 약 24분이 걸린 반면, EX90은 250kW 지원에도 400V 시스템 한계로 약 32분이 소요됐다.
주행 성능에서도 EV9은 안정적인 섀시 세팅으로 코너링과 노면 변화에 강한 모습을 보였으며, EX90은 에어 서스펜션에도 불구하고 고속 코너링 시 후방이 주저앉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
가격 경쟁력 역시 EV9이 크게 앞섰다. 아우토 빌트는 “EV9은 EX90과 동등한 성능을 훨씬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며, 약 2만 유로(한화 약 3150만 원)의 가격 차이를 강조했다.
한편 EV9은 2023년 출시 이후 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상을 휩쓸며 그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2024 월드카 어워즈’ 올해의 자동차 및 전기차, ‘2024 북미 올해의 차’, ‘2024 세계 여성 올해의 차’ SUV 부문 및 종합 우승 등 굵직한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기아는 “이번 아우토 빌트의 비교 평가를 통해 EV9의 전동화 기술력과 상품성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으로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가치와 만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엔미디어=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