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태 기자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현장/사진=국가유산청 제공
대한민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4월 10일 오후 11시(현지 시간)에 개최된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산림녹화기록물’과 ‘제주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이번 등재는 진정성, 완전성, 세계적 중요성이라는 유네스코의 평가 기준을 충족한 결과로,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와 가치가 국제사회로부터 공인을 받은 것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 전 세계에 귀감이 된 ‘산림녹화기록물’
‘산림녹화기록물’은 6·25전쟁 후 황폐화된 국토를 복구하고자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이룩한 산림녹화사업의 전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원에 성공하고 선진국 대열에 오른 유일한 국가로, 이 기록물은 개발도상국의 발전 모델이자 기후변화 대응, 사막화 방지 등 글로벌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기록물에는 중앙정부의 조직 개편, 법령 제정, 치산녹화계획 수립 및 집행 등 행정 자료부터, 지방정부의 조림사업 실행 과정, 민간의 산림조합 활동, 자발적 연료림 조성 사례 등 다양한 주체가 생산한 문서와 사진, 간행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대규모 사방사업, 화전 정리사업 등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희귀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 인권과 화해의 메시지 담은 ‘제주4·3기록물’
‘제주4·3기록물’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과 그 후속 진상규명, 화해의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희생자 및 유족의 증언, 피해신고서, 당시 정부기관과 민간의 조사기록 등 다양한 자료가 망라돼 있으며, 냉전 시기의 지역적 갈등이 인류 역사 속에 어떻게 기억되고 재조명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기록물은 국가폭력의 아픔을 넘어서 진실을 밝히고,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노력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인권의 보편적 가치와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등재로 대한민국은 훈민정음(1997), 조선왕조실록(1997), 5·18 관련 기록물(2011), 4·19혁명기록물(2023) 등에 이어 총 20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2023년 초 대국민 공모와 전문가 심의를 거쳐 해당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했으며, 그 결과 2025년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산림녹화기록물’과 ‘제주4·3기록물’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제엔미디어=전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