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순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중개거래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18일 발표했다.
먼저 공정위의 이번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에 따르면 법 적용 대상을 현재 B2C 관계에서 재화 또는 용역(상품권 포함)의 거래를 중개하고 청약을 받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을 대규모유통업자로 의제할 방침이다.
사업자의 규모는 국내 중개거래 수익이 100억 원 이상이거나 중개거래 규모가 1천억 원 이상인 사업자로 설정했다. 이는 규제 대상을 좁게 설정하면 주요 플랫폼이 제외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다.
다음으로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은 판매대금을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정산해야 하는 것으로 정산기한을 마련한다. 이는 기존의 정산주기를 고려한 결정으로, 업계의 건전한 정산 관행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숙박, 여행, 공연 등 장래 특정일에 공급이 개시되는 용역의 경우 소비자가 실제 이용하는 날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정산하고,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PG사 포함)이 정산 기한 3영업일 전까지 판매 대금을 수령하지 못한 경우 대금수령일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정산하는 것 등 다양한 상품 및 결제 수단에 따른 거래 실태를 반영하여 예외 규정도 마련된다.
또한, 대규모유통업자로 의제되는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이 직접 판매대금을 받아 관리하는 경우 그 판매대금의 50% 이상을 금융기관에 별도로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는 형태로 안전하게 관리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이는 정산주기의 단축에 따라 미정산 사태 발생에 따른 피해 소지가 완화된 점, 판매대금의 100%에 대해 별도관리 의무가 부과되면 일부 사업자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처럼 안전하게 보호되는 판매대금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상계하거나 압류하지 못하며,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이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이 파산하는 경우에도 해당 판매대금을 입점사업자에게 우선 지급하도록 하고,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기존 대규모유통업법상 규율 중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과 입점사업자 간 거래관계의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사항도 도입한다. 계약서작성‧교부, 표준계약서 사용, 협약체결, 분쟁조정, 실태조사 등 서면 관련 의무 및 연성규범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유통거래에서 금지되는 불공정행위 유형 가운데 온라인 중개 거래에 적용가능한 규정들은 준용할 예정이다.
한편 공정위는 법 적용 대상이 되는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이 신설되는 규제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공포 후에도 1년을 유예하여 시행하고, 경과규정을 마련하여 법 시행 이후에 단계적으로 판매대금 정산기한을 단축하고(40일→30일→20일), 별도관리 비율도 점진적으로 증가시켜 나갈 계획이다(30%→50%).
공정위는 이번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이 입법화되면 수많은 입점 소상공인들의 거래 안정성·신뢰성이 제고되는 한편, 온라인 중개거래 시장의 공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이번 개정방안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조속히 발의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법안 논의 과정에도 성실히 참여할 방침이다.
[경제&=양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