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환 기자
[경제&=윤경환 기자] KBS가 월 2500원씩 전기요금과 함께 받아왔던 수신료의 분리 징수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TV수신료 통합 징수는 1994년 도입된 이후 계속해서 논란이 되어 왔지만 최근 영국의 BBC와 프랑스, 일본 등 해외 공영방송마저도 수신료 폐지·인하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수신료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 티빙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확산되면서 KBS 수신료 징수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졌다. IPTV, OTT 등 유료 방송 플랫폼을 통해 TV를 보는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요금부담을 이중으로 지는 결과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지난 달 9일부터 ‘국민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토론에 부쳤던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안건‘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 국민 96.5%가 분리 징수에 찬성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현재 게시판의 6만개가 넘는 댓글 내용 등을 분석 중"이라며 "국민제안 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후 KBS 수신료 징수 개선안을 관련부처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BS는 “수신료 징수 건은 좀 더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통령실의 국민제안은 수신료가 방송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 등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실 관계들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신료는 시청의 대가가 아니라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며 “분리 징수를 하더라도 수신료 납부 의무가 유지되며, 프랑스의 경우 수신료가 폐지되는 대신 전체 수신료와 동일한 37억 유로(약 5조3000억원)를 정부가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편의 여론 조작극”이라며 “대통령실은 방송 장악 획책하는 여론 조작 시도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